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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소총에 극초음속 미사일…미국을 놀라게 한 러시아 무기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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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18 06:00:00 수정 : 2021-04-18 13: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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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특수부대 요원이 AK-47 소총으로 전방에 있는 표적에 사격을 하고 있다. 미 육군 제공

“지평선이 보인다. 하늘은 검고 지구의 둘레에 아름다운 푸른색 섬광이 비친다.” 

 

1961년 4월 12일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유리 가가린은 우주 궤도에서 지구의 모습을 이렇게 전했다. 우주 공간의 주도권 경쟁에서 옛 소련이 미국보다 한 걸음 앞서 있다는 것을 압축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미국보다 먼저 인류를 우주로 보낸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과학기술을 과시하며 미국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국방 분야에서도 러시아는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 각국에 충격을 안겼다. 그 중에서는 현대전 개념에 큰 영향을 끼친 것들이 적지 않다.

 

이라크 군인들이 AK-47 소총을 든 채 건물 돌입 훈련을 하고 있다. 미 육군 제공

◆소총부터 장갑차까지…서방 긴장

 

세계적으로 1억 정 이상이 보급된 AK-47 소총은 러시아의 대표적 무기다. 

 

1947년 옛 소련의 군사공학자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만든 AK-47은 구조가 간단하고 생산단가가 저렴하면서 강력한 화력을 제공했다. 

 

영하의 낮은 기온과 사막 등 혹독한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면서 전 세계로 퍼졌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은 M-16 소총, 베트콩은 AK-47로 무장한 채 서로를 공격했다. 

 

공산권은 물론 제3세계 무장세력과 테러 조직도 AK-47을 사용했다. 

 

분쟁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이 모두 AK-47로 서로를 공격하는 양상도 벌어졌다. 북한과 중국은 AK-47을 제3세계에 원조하면서 분쟁이 더욱 격화되기도 했다.

 

아프간 군인들이 RPG-7 로켓 발사 절차를 훈련하고 있다. 미 육군 제공

레이저 무기가 개발되는 상황에서도 AK-47은 시리아, 예맨, 아프간 등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1961년 개발된 RPG-7 대전차로켓은 값싸고 튼튼하며 다루기 쉬우면서도 위력이 강해 AK-47 소총과 더불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널리 쓰였다. 

 

RPG-7은 화력에서 열세인 비정규군이 정규군을 괴롭히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옛 소련의 침공으로 시작된 1979년 아프간 전쟁에서 이슬람 전사들은 RPG-7로 옛 소련군을 공격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중국산 RPG-7을 제공하면서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됐다.

 

1993년 소말리아 모가디슈 전투에서는 현지 무장세력이 미군 UH-60 헬기 2대를 RPG-7으로 격추했다. 이 사건은 모가디슈 전투에서 미군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다.

 

1994년의 제1차 체첸분쟁에서는 러시아군, 2001년 아프간 전쟁과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는 미군이 RPG-7에 큰 피해를 입었다. 지금도 분쟁 지역에서는 구하기 쉽고 제작 단가는 낮으면서 화력은 강력하다는 장점 때문에 여전히 쓰이고 있다.

 

1966년에 모습을 드러낸 BMP-1 보병전투차는 현대 기갑 전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보병을 전장으로 빠르게 옮기는 것이 장갑차의 역할로 인식되던 1960년대에는 미국 M-113처럼 병력을 수송하는 컨셉의 장갑차가 주류를 이뤘다. 

 

반면 73㎜포와 AT-3 대전차미사일을 갖춘 BMP-1은 병력 수송 및 화력지원 외에도 진지 공격, 대전차전까지 수행할 수 있었다.

 

BMP-1 등장에 경악한 서방측은 앞다투어 보병전투차 개발에 나섰고, 이는 ‘전차-보병전투차’로 구성된 현대 기갑부대 개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옛 소련이 개발한 BMP-1 보병전투차. 세계일보 자료사진

◆첨단 미사일 만들어 서방 위협

 

냉전이 종식되고 옛 소련이 무너졌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혁신적인 무기를 만들면서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06년부터 실전배치된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을 낮추기 위해 최고 고도를 50㎞로 제한했으며, 하강 단계에서 한 차례 상승하는 풀업 기동과 활공 비행을 통해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을 회피한다. 이같은 기능은 북한의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에도 적용되고 있다.   

 

속도가 마하 20(시속 2만4480㎞)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아반가르드 극초음속미사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랑하는 전략무기다. 

 

러시아는 아반가르드 미사일이 고도 8000~5만m 상공에서 극초음속으로 비행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서유럽을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사거리는 5800㎞에 16개의 핵탄두(MIRV)를 탑재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한 서방측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사거리가 2000㎞ 이상으로 추정되는 킨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MiG-31 전투기에 실려 공중에서 발사된 뒤 자체 추진체를 이용해 극초음속(음속의 5배 이상)으로 목표지점까지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한다.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으며 최대 비행 속도는 마하 10(시속 1만2240㎞)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공군 MiG-31 전투기가 킨잘 미사일을 장착한 채 비행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의 토마호크를 비롯한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비행고도가 낮고 명중률이 높으며 비행경로 변경이 가능하다. 하지만 속도가 느려 방공망에 쉽게 요격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킨잘 미사일은 탄도미사일 못지 않게 빠르면서 저공으로 비행한다. 순항미사일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측면에서 서방측에 상당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 

 

러시아는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SU-57에서도 킨잘 미사일을 탑재한다는 방침이어서 음속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무기들의 실전배치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옛 소련 시절 강력한 전차군단을 유지했던 러시아는 신형 전차 확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시제품이 첫선을 보인 T-14 아르마타 전차는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처음 개발한 전차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이 기존 전차의 성능개량에 머물러 있던 상황에서 러시아는 신형 전차를 개발, 서방에 큰 충격을 안겼다.

 

T-14는 옛 소련의 전차 설계 방식에서 벗어나 21세기 현대전에 대비하는 개념이 대거 반영됐다.

 

전자동 디지털 무인 포탑 형태로 승조원(3명)을 사격체계에서 벗어난 강화 격실에 탑승하도록 했다. 

 

러시아 육군 T-14 아르마타 전차가 시가지를 이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무인 포탑은 전차 개발 분야에서 혁신적인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서방측이 T-14의 출현에 충격을 받은 가장 큰 이유다.

 

포탑에 탑승 인원이 없어 승조원의 안전성이 높아졌고, 자동화가 높은 수준에서 이뤄지면서 승조원의 업무 부담은 줄었다. 

 

T-14는 시속 80∼90㎞로 이동하며 7∼8㎞ 떨어진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러시아 주력 전차 T-90과 비교해 컴퓨터 기술, 속도, 조작성능 등에서 크게 앞선다. 향후 기술 발전 추세에 따라 완전한 로봇 탱크로 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는 아르마타가 미국의 개량형 M-1A2, 독일 레오파드 2A7+보다 우수한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전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T-90이나 T-72 등 기존에 배치된 전차 수량이 많고, 기술적 문제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아 전면적인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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