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수 적어 임상시험 쉽지 않아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28일 “백신 수급 문제의 근본 해법 중 하나가 백신 자주권 확보, 즉 국내 백신 개발”이라며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 국내 백신이 개발될 수 있도록 전임상과 임상, 생산 등 전 주기에 걸쳐 총력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직무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올해 백신 개발에 예산 687억원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직무대행은 “국내 5개 기업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이 중 2개 기업은 2상을 개시해 하반기 3상 진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는 셀리드,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유바이오로직스 등이다. 제넥신은 연말까지 임상 2상을 마칠 예정이고, 셀리드는 현재 임상 2a상에 진입한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백신 후보물질 2종을 확보해 임상 1상과 1·2상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연말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월 임상 1·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홍 직무대행은 백신 접종 현황과 관련해서는 “지난 27일까지 259만명이 1차 접종을 받았다”며 “앞으로 3일간 백신접종을 착실히 진행해 4월까지 300만명을 접종하겠다는 약속부터 지키겠다”고 밝혔다. 홍 직무대행은 지난 26일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4월 말까지 300만명, 6월 말 1200만명 이상, 9월 말까지 3600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 11월 집단면역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홍 직무대행은 또 “(일일) 확진자 수가 다시 700명 중후반대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감염재생산지수도 1을 넘었고 감염경로 불분명 비중도 30%를 넘어 결코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틀간 24개 부처에서 2148개소를 긴급 점검한 결과, 방역수칙 위반 건수가 238건에 이르렀다.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치명적인 것이 방심 바이러스”라며 “각자 기초 방역수칙 준수자세를 다시 한 번 가다듬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국내 백신 개발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올해 말 정도 되면 백신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 2, 3상까지 들어갈 수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손 반장은 “국내에서 5개 백신이 지금 개발되고 있는 건 맞지만, 외국보다 환자가 좀 적어 3상 이상 임상시험이 쉽지 않다”며 “환자 규모가 안 되다 보니까 임상시험에 있어서 외국 환자라든지 어떻게 좀 쉽게 풀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바백스와 기술이전 생산방식(license-in) 계약을 연장할지 여부에 대해선 “금년 말까지로 예정된 기술이전을 더 연장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동수·정필재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