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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참사 사흘째, 수색 총력에도 구조 작업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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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27 11:23:32 수정 : 2021-06-27 11: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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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사망 156명 실종… “화재 발화지점 파악 어려워”
‘아파트 조금씩 침하’ 붕괴 요소로 거론
미국 플로리다주(州) 서프사이드의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25일(현지시간) 구조대가 건물 잔해를 헤치며 연이틀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프사이드 A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 사망자는 5명으로, 실종자는 156명으로 늘었다. 구조당국은 잔해더미에서 생존자가 내는 것 같은 소리를 탐지하는 등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잇따른 화재와 겹겹이 쌓인 건물 잔해로 수색·구조 작업이 지연되면서 사망자가 크게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니엘라 레빈 카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이날 희생자 1명을 추가로 확인해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전날 159명으로 발표된 실종자는 이날 156명으로 정정 발표됐다.

 

카바 시장은 “최우선은 수색과 구조다. 잔해더미에서 생존자를 찾을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 희망을 가질 것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도해달라.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붕괴 참사 사흘째에도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배경과 관련해 “잔해더미에서 시작된 화재가 한동안 계속되고 있지만 발화지점을 파악하기 어려워 구조작업에 방해가 되고 있다”면서 “간간이 이어지는 폭우도 수색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당국은 잔해더미 속 생존자가 몸을 숨길 수 있을 만한 공간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생존자의 구조 신호 파악을 위해 음향탐지장비도 동원됐다.

 

사고 발생 사흘째인데도 구조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배경으로 다층 건물이 마치 팬케이크를 여러 장 겹쳐놓은 모습으로 무너지는 ‘팬케이크 붕괴’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여러 층이 눌려쌓이는 탓에 잔해 속에 사람이 있을 만한 공간이 잘 생기지 않고, 아직 무너지지 않은 부분도 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해 구조 작업이 어렵다고 CNN은 설명했다. 수색 및 구조작업 도중에 추가 붕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이번에 붕괴한 아파트가 3년 전 점검에서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평가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전했다. 당시 건물을 점검한 건축기사는 야외 수영장 아래 콘크리트판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지하 주차장 기둥과 벽에 금이 간 부위가 많다고 기록했다.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의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인근에 마련된 임시 추모소에서 25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실종자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서프사이드=AFP연합뉴스

미 상무부 산하 표준기술연구소(NIST)는 6명을 파견, 붕괴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NIST는 9·11 테러 등 4건의 조사를 실시했다.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참사의 원인으로 지속적인 건물 침하와 함께 수십년간 바닷물이 건물에 스며들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구조공학 업체 ‘블리스 앤드 니트레이’의 대표 폴 질리오는 WP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소금물이 콘크리트에 스며들어 철근을 부식시켜 철근을 팽창시킬 수 있다”며 “이 팽창은 콘크리트를 균열시켜서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게 해 그 능력을 약화시키고 철근을 부식에 더 노출시킨다”고 했다. 해변의 바닷물 입자가 오랜 기간 아파트에 스며들어 건물 구조를 약화시키면서 붕괴를 불렀다는 것이다. 해당 아파트는 1981년에 지어졌고, 해안가 바로 앞에 있다.

 

아파트가 매년 조금씩 침하한 것도 붕괴 요소로 거론됐다. 앞서 플로리다국제대학교 지구환경대학의 시몬 브도빈스키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붕괴한 아파트가 “1990년대부터 연간 2㎜씩 침하했다”면서 통상적으로 건물이 이 정도 속도로 가라앉으면 구조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질리오는 “이 현상이 붕괴에 일조했을 수 있다”면서 “침하가 40년 동안 지속한다면 3인치 이상의 침하로 확실히 붕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한 지붕 공사도 사고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질리오는 그 가능성을 낮게 봤다. 지붕이 먼저 무너지더라도 다음층 붕괴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WP에 따르면 일부 주민은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아파트 관리 회사를 상대로 500만달러(약 56억원) 규모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 24일 오전 1시30분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 소재 12층짜리 콘도형 아파트인 챔플레인타워 한쪽이 완전히 붕괴했다. 130여 가구 중 55가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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