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벗어나 정상 생활로
4월 주택값 천정부지… 14.6% 급등
CSI지수, 민주 지지층 중심 ‘껑충’
올 물가는 전년보다 3.9% 치솟아
민주 “물가 곧 안정세로 선회” 낙관
공화 “수兆弗 부양 탓 인플레” 비판
미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강력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백신 접종 후 정상 생활로 돌아가는 미국인이 늘고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도 달아오르며 고용시장 역시 활기를 되찾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미국 경제가 올해 7.5% 성장률을 기록해 1951년 이후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여당인 민주당 지지자와 야당인 공화당 지지자 간에 견해차가 크다. 2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시간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는 코로나19 이후의 미국 경제 진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으나 공화당 지지자는 비관하고 있다. 이런 식의 양극화가 새로운 현상인 건 아니지만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거치며 미국인 사이에 이런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것이 CNN의 분석이다.
미시간대 조사를 보면 소비자의 현재와 장래 재정상태, 소비자가 보는 물가 수준 등을 직접 조사해 수치화한 소비자태도지수(CSI)가 지난해 대통령선거 직전인 10월 민주당 지지자는 72.4였으나 공화당 지지자는 98로 나타났다. 수치가 높을수록 경제 진로를 그만큼 낙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이 지수가 민주당 지지층에선 89.5까지 치솟았으나 공화당 지지층은 69.8로 떨어졌다. 두 당 지지자 간 의견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현재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식을 미국인들에게 심어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의 인플레이션 경고가 치명타였다. 바이든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가 곧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으나 미국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하는 물가는 그렇지 않다. 올해 들어 미국 물가는 지난해보다 3.9%가량 올랐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가 시행한 경기부양책을 물가 상승 원인으로 지목한다.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회생을 명분 삼아 수조달러를 시중에 푼 것이 되레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앞으로도 바이든 정부가 대규모 재정지출 계획을 내놓을 때마다 발목을 잡을 태세다.
특히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의 올해 4월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4.6%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7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3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미국 1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14.4%, 20대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14.9%로 둘 다 올랐다.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전년 동월보다 22.3% 치솟아 23개월 연속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오른 도시가 됐다.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이날 공개한 4월 집값 상승률은 15.7%로 1991년 이래 30년 만에 최고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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