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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다시 日 시민들 만났다

입력 : 2021-07-07 06:00:00 수정 : 2021-07-06 19: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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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시에서 우익 항의 속 열려
2019년 ‘표현의 부자유전’ 중단
일부 전시 시민갤러리서 재개돼
안세홍의 위안부 사진도 선보여
6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의 ‘표현의 부(不)자유전·그 후’ 전시장에서 구노 아야코(久野綾子) 부자유전·그 후를 잇는 아이치 모임 공동대표가 ‘평화의 소녀상’에 손을 올리고 있다. 나고야=연합뉴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되는 ‘표현의 부(不)자유전·그 후’(이하 표현의 부자유전)가 6일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에서 일본 우익세력의 항의소란 속에 개막했다.

국제예술제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에서 전시가 중단됐던 표현의 부자유전 일부 작품 전시가 시민 갤러리 사카에(榮)에서 시작해 11일까지 계속된다. 전시장에는 김서경·김운성 부부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됐다. 일본에서 김 작가 부부의 소녀상이 전시된 것은 2019년 8∼10월 열린 아이치트리엔날레 기획전 이후 처음이다. 안세홍 작가가 촬영한 위안부 피해자 사진도 전시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번 전시 내용을 문제 삼아 시설 이용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항의가 전화나 이메일로 잇따라 경찰이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이날 전시장 밖에는 ‘일본 헤이트(혐오) 용납할 수 없다’, ‘표현의 부자유전 강력 반대’, ‘대일(對日) 모욕 중지하라’ 등의 현수막과 피켓을 든 우익세력이 욱일기를 앞세워 항의 집회를 개최했다.

표현의 부자유전은 일본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6월25일∼7월4일 도쿄에서 개최하려던 전시회는 고음량 방송의 가두선전 등 우익세력의 방해로 갤러리 2곳이 전시를 포기했다.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실행위원회는 당초 신주쿠(新宿)구에 있는 전시시설 세션하우스가든에서 전시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우익세력의 집요한 방해 탓에 전시장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실행위가 비공개로 마련한 두 번째 전시장도 주변에 폐를 끼친다는 이유로 갑자기 입장을 바꿔 결국 장소를 못 구해 전시가 무기 연기됐다.

오는 16~18일 오사카(大阪) 전시 계획도 항의가 쇄도하자 행사장 측(엘 오사카)이 이용객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전시장 사용 승인을 취소해 무산됐다.

일본 우익 세력이 6일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개막한  ‘표현의 부(不)자유전·그 후’ 전시장 앞에서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 나고야=연합뉴스

이날 나고야에서 표현의 부자유전이 시작된 전시실 같은층 맞은 편에서는 9∼11일 우익세력이 맞대응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주최 측에는 반한(反韓) 인종주의 단체 재특회(자이니치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 회장을 지낸 사쿠라이 마코토(櫻井誠)가 당수로 있는 일본제일당이 주축으로 참가하고 있다.

일본제일당은 2019년 ‘일본인을 위한 예술제 아이치 도리카에나하레 2019 표현의 자유전’이라는 행사를 개최해 ‘유관순(열사)은 추(醜)하다’, ‘범죄는 언제나 조센징(한인에 대한 멸칭)’이라고 표현한 전시물을 게시하기도 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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