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가나탄 주한 대사 “자체생산 백신 덕에 코로나 확산세 진정”
“印정부, 국민에 매일 백신 500만 회분씩 신속 접종 전개한 탓”
인구 14억명 중 5억명, 백신 1회 이상·1억명 2회까지 접종 완료
“올 연말쯤 18세 이상 인구 전체에 ‘백신 2차 접종 완료’ 예상”
“한국, 쿼드서 '백신 수급' 도움 받거나 협력국 될 수 있을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쓰나미를 맞았다”고 표현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던 인도가 지금은 진정 국면을 맞은 것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덕분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인도는 현재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근원지로, 한 때 일일 신규 확진자가 40만명에 달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놓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인도는 현재 다른 나라에서 델타 변이가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신규 확진자가 3만명대로 줄어들었다.
1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스리프리야 란가나탄(51) 주한 인도 대사는 최근 인도의 코로나 확산세가 크게 진정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란가나탄 대사는 지난 13일 서울 한남동 주한 인도 대사관에서 진행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정부는 매일 500만 회 분씩 빠르게 접종을 전개하고 있다”며 “올 연말쯤 18세 이상 인구 전체에 대해 2차 접종을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것은 국민들에 대한 발빠른 백신 접종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서 인도는 지난 5월 일일 신규 확진자가 41만명을 넘기는 등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로 최악의 국면에 직면한 바 있다. 당시 코로나19 환자들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넘쳐나는 환자들로 인해 병상‧의료용 산소 부족 사태를 겪었고,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화장터에서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해 시신을 몰래 매장하거나 강에 떠내려 보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는 현재 세계 각국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되는 상황과 반대로 뚜렷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는 현재 전체 인구 14억명 중 3분의 1 이상인 5억2400만명이 1회 이상 백신을 맞았고, 1억1700만명이 2회까지 접종을 완료했다.
이처럼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난 6월 10만명 이하로 감소한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3만~4만명대까지 내려갔으며, 일일 사망자도 5000명에서 500명 아래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처럼 인도가 자국민에 대한 대규모 백신 보급을 발빠르게 추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도가 ‘세계의 백신공장’ 역할을 담당할 정도로 자체적인 백신 제조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다.
인도의 의약품 제조시설은 현재 1만500여 곳, 제약사는 8000여 곳에 달한다.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제조시설만 600여 곳으로, 미국을 제외한 나라 중 가장 많다.
세계 최대 백신 제조사 '세룸인스티튜트'는 일찌감치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의 백신 기술을 이전받아 ‘코비실드’란 자체 이름을 붙여 대량 생산하고 있다.
란가나탄 대사는 “인도는 월 1억4000만 회분에 달하는 백신 생산량을 다음 달 말까지 월 2억 회분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라며 “모더나·얀센 등 해외 백신도 수입하고 있으나 국내 백신만으로도 수급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란가나탄 대사는 인도와 미국·일본·호주 등 4국이 결성한 협력체인 ‘쿼드’를 통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백신 수급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쿼드는 지난 3월 인도·태평양 지역의 백신 생산과 공급을 강화하자는 데 동의한 이후 공동 실무 그룹 논의를 지속해오고 있다”라며 “한국도 이 지역 일원으로 쿼드로부터 백신 협력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협력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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