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銀·부동산114 조사 결과
각각 2030만원·2050만원 집계
서울은 각 4569만원·4002만원
서초, 강남 이어 7000만원 넘겨
전세가·매매가 격차도 더 커져
대선 등 고려 상승세 지속 전망
올 들어 지역을 막론하고 집값이 무섭게 뛰면서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 가격이 민간 통계에서 처음으로 2000만원을 돌파했다. 서울은 4000만원을 넘기며 전세가·매매가 격차가 커지는 추세다. 대통령 선거 국면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당분간 이런 상승추세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어서 내집마련이 필요한 무주택 서민의 상실감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7일 KB국민은행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값 3.3㎡당 평균 시세는 두 기관 조사에서 모두 처음으로 2000만원을 넘었다. KB와 부동사114의 3.3㎡당 평균 시세는 각각 2030만원과 2050만원이었다.
특히 수요가 많은 서울은 KB조사에서 4569만원, 부동산114 조사에서 4002만원으로 나타났다. KB조사의 경우 지난달 서초구는 3.3㎡당 7073만원으로 강남구(7897만원)에 이어 7000만원을 넘겼다. 성동구는 5036만원을 기록해 송파구(5817만원), 용산구(5487만원)에 이어 5000만원이 넘는 지역이 됐다. 은평구(3085만원)와 강북구(3002만원)는 3000만원을 돌파했다. 현재 서울 25개 구 중에 3.3㎡당 아파트값이 3000만원 이하인 지역은 중랑구(2977만원)와 금천구(2764만원)뿐이다.
지난해 7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세가도 급등했지만 매매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KB 통계로 지난달 기준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전국 66.9%, 서울 55.3%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매 가격이 전셋값보다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하는 셈이다.
서울에서 종로구(63.0%), 성북구(62.3%), 중구(61.7%), 관악구(61.4%), 은평구(61.3%), 중랑구(60.7%), 금천구(60.2%) 등 아파트값 중저가 지역은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매매가 추가 상승 여력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전국적으로 아파트의 3.3㎡당 매매가와 분양가의 차이 역시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공급된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290만원으로, 평균 매매가(2050만원)와의 차이가 760만원에 달했다. 이는 연도별로 매매가와 분양가의 차이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427만원)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당분간 이런 추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현 정부가 추가 규제책을 내놓기 힘들고, 주택공급 물량이 감소하는 데다 대통령 선거 등의 정치 이슈와 광역교통망 확충 등에 따른 서울 외곽과 경기도 지역의 키맞추기 현상 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아직까지는 집값 상승요인이 많아 매도 우위시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달까지 인천의 아파트값은 21.75%, 경기도는 21.16%가 상승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또한 최근 1년간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고양시 덕양구였다. 서울과 맞닿은 이 지역 아파트값은 지난 1년간 무려 41.67%나 올라 부산 해운대구(38.75%)를 제치고 수위에 올랐다. 교통망 확충과 신도시 개발 등 다양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감당할 수 없는 집값에 떠밀려 떠나는 ‘탈서울’ 행렬도 경기도 집값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경기도의 주민등록기준 인구는 지난해 1342만명으로 최근 5년간 90만명 늘었다. 연평균 18만명이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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