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는 두 명의 ‘조’가 있다… 바이든 밀착경호 ‘한국계 요원’ 포착

부통령 시절부터 경호한 데이비드 조 요원
1월 20일 취임식 이후 대통령 경호 총괄해

지난 6월 5일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성삼위일체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 왼쪽은 부통령 시절부터 그를 경호했던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소속 한국계 요원 데이비드 조.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 백악관에는 두 명의 ‘조’가 있다.”

지난 1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 미 언론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대통령 ‘조(Joe)’ 바이든, 그리고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경호하는 한국계 요원 데이비드 ‘조(Cho)’ 두 사람을 나란히 부른 것이다. 취임식 당일 바이든 대통령을 바로 곁에서 경호하며 한국과 미국은 물론 세계 언론의 시선을 사로잡은 데이비드 조가 바이든 대통령을 밀착 경호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허리케인 ‘아이다’로 큰 수해를 입은 뉴욕주(州)와 뉴저지주를 방문했다. 지방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에 전용 헬기 ‘마린원’를 타고 백악관에 복귀한 바이든 대통령은 헬기에서 내려 기다리던 취재진과 잠시 일문일답을 나눴다.

이날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바이든 대통령 바로 옆을 한국인들에게 낯익은 그 경호 요원, 데이비드 조가 지키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찍혔다. 최근 미국에서 다시 번지는 코로나19를 의식해 검정색 마스크를 쓴 데이비드 조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통령 곁에서 밀착경호를 했고, 사진에는 행여 생길지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해 잔뜩 긴장한 그의 표정이 생생하게 잡혔다.

앞서 지난 6월 5일에도 데이비드 조가 바이든 대통령을 밀착 경호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일요일인 그날 바이든 대통령은 수도 워싱턴에 있는 성삼위일체 성당을 찾았다.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데 미국에서 가톨릭을 믿는 대통령이 탄생한 건 존 F 케네디(1961∼1963년 재임) 이후 거의 60년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에 있는 성당도 곧잘 찾지만 사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주말을 보낼 때에는 오랫동안 다닌 그 지역 성당의 미사에 얼굴을 내밀기도 한다. 워싱턴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바이든 대통령 바로 옆을 데이비드 조가 지키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지방 일정을 마치고 백악관에 도착해 전용 헬기 ‘마린원’에서 내린 직후 기다리던 취재진과 문답을 나누는 모습. 대통령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소속 한국계 요원 데이비드 조가 행여 발생할지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 언론에 따르면 데이비드 조는 우리 대통령 경호실에 해당하는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SS) 소속으로 바이든 대통령 경호를 총괄하고 있다. 올해 초 바이든 대통령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비밀경호국 내 팀 재편이 이뤄지며 경호 총괄에 선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09∼2017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으로 일하던 시절 부통령 경호를 맡은 경험이 있는 등 바이든 대통령과는 인연이 무척 깊다.

데이비드 조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직 경호만 신경쓰는 전문가로 통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에도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성공적으로 경호 작전을 수행했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수여하는 ‘우수 공무원을 위한 금메달’을 받았다.

김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