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겠나”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27일 남북관계 복원 및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와 관련해 대화 여지를 과거보다 능동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북한의 변화한 의지를 보여줄 시금석은 통신선 복원 문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했다. 박 수석은 그러면서 현재의 상황을 신뢰를 쌓아가는 단계이며 정상회담이나 종전선언은 신중하고 면밀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박 수석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김 부부장의 이틀에 걸친 담화와 관련해 “(북한이) 과거에 비해 구체적 요구 사항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며 자신들의 입장을 공정하게 이해하고 접근해 달라는 요청 아니겠는가”라면서 “종합적으로 보면 대화 여지를 과거보다 능동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훈련 중단이나 대북제재 해제와 같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없었다는 것이다. 김 부부장은 앞서 25일 담화를 통해 “공정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유지될 때만이 비로소 북남사이의 원할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북적대시 정책의 철회 등을 요구했다.
박 수석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와 관련해 “지금 통신선이 복원이 됐다가 북한이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응답을 빨리 하는 문제, 그래서 각급 단위의 대화들이 이뤄질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는 정도가 현재 단계에서 예상해볼 수 있다.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북한이 통신선 응답에 다시 응하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의 첫 걸음이 된다는 시각이다.
박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어떤 법적 지위를 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행위”라면서 “당사자들이 굳이 부정적인 반응이나 이런 걸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 임기 중에 남북 정상회담 내지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느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라고 반응했다. 박 수석은 “정말 신중한 자세로 징검다리를 튼튼하게 하나씩 놓는 자세가 결과적으로 빠른 길”이라면서 “북·미관계와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만 관계 개선이 된다고 그 스케줄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어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그런 어떤 스케줄에 도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런 돌이킬 수 없는 남과 북 간의 신뢰 관계가 쌓여서 그다음 정부에서도 진전이 되면 어떻겠는가”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내년 대선 등) 정치적 활용을 위해 기획하거나 그럴 리는 없다”며 “평화라는 저 강 넘어에 도달하기 위해 통신선 복원이라는 작은 징검다리를 하나 겨우 놓았는데 그것이 한미연합훈련이라는 암초를 만나 해결하다보니 징검다리도 흔들리고 있다. 아주 첫 입구에 있는 단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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