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美, 팬데믹에 살인 30% 급증… 60년來 최대폭

입력 : 2021-09-29 06:00:00 수정 : 2021-09-28 18:58:49

인쇄 메일 url 공유 - +

FBI 2020년 범죄통계 보고서
코로나 불안·경찰 불신 등 영향
전체 살인 중 77%가 총에 맞아
지난 3월에 발생한 콜로라도주 총기 난사 사건 현장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해 미국에서 살인사건이 30%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려 전체 범죄는 줄었지만 살인사건이 60여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27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이 발표한 2020년 범죄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살인사건은 2만1570건으로 전년 대비 29.4% 늘었다. 이는 1960년 범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아울러 지난해 전체 범죄 건수는 6% 감소했는데, 폭력범죄의 경우 127만7696건으로 5.6% 증가했다. 폭력범죄가 전년에 비해 증가한 것도 4년 만이다.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된 때문인지 강도사건은 9.3% 줄었고, 성폭행도 12% 줄었다. 지난해 교통법규 위반을 제외하고 760만명이 체포됐는데, 폭력범죄로 인한 체포율은 인구 10만명당 147.9명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살인사건이 크게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와 일치한다”며 “전염병 사태가 살인사건 급증에 의심할 여지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사람들의 경제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불안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사회적 갈등과 범죄를 부채질했다”고 진단했다.

NYT는 살인사건이 미국 주요 대도시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범죄가 빈번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가 전체 살인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에는 무려 13.8%였으나 지난해 3.8%로 줄어든 점이 이를 보여준다.

오마하의 네브래스카대학 범죄학 및 형사법학 부교수 저스틴 닉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살인이 증가한 것은 전염병 외에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경찰이 겪는 ‘합법성 위기’와 연관이 있다”고 진단했다. 흑인 플로이드가 경찰의 강압행위로 사망한 사건 이후 사람들이 경찰을 덜 신뢰하면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살인사건 정보를 수사관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총기 판매량이 증가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범죄 분석가 제프 얘셔는 10년 전 총기 소지자의 살인사건은 67%였지만 지난해 77%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전체 살인사건 희생자 3명 중 2명은 총에 맞아 숨졌다는 뜻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키키 하음 '상큼 윙크'
  • 키키 하음 '상큼 윙크'
  • 크리스탈 '매력적인 미소'
  • 기은세 ‘빛나는 등장’
  • 레드벨벳 아이린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