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이유 제조업은 ‘종전근무 회귀’
업종·직책에 따라 근무환경 달라질 듯

코로나19가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일하는 방식도 변할까.
정보기술(IT) 업체를 중심으로 사무실과 재택을 오가며 근무하는 ‘하이브리드’가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전통적인 제조업체는 종전 근무형태로 재전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매출 100대 기업(82개 업체 응답)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해소된 이후 근무형태에 대해 56.4%는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활용될 것’이라는 응답도 43.6%로 팽팽했다.
업무 형태의 변화가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로는 ‘생산성 저하’가 꼽혔다. 이들이 생각하는 재택근무의 평균 체감 업무 생산성은 사무실 출근의 83.4%에 불과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근무방식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
경총 관계자는 “생산성은 같은 사업장 내에서도 직무와 업무여건,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예컨대 기획·연구중심의 직무는 불필요한 방해요소가 줄어 업무 집중도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협업과 대면이 필요한 직무는 성과가 저하된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과 직책에 따라 근무환경 변화의 크기도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 역시 “재택근무는 곧 생산성 하락과 연결된다고 보는 제조업체는 다시 오피스 근무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IT업체는 지역별로 소규모 오피스를 두거나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이버근무로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조업 기업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근무형태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IT기업은 근무환경에 변화를 주고 있다. 미국 애플과 아마존은 주 3일 사무실 출근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라인에서 ‘하이브리드 워크 1.0’ 제도를 시행해 지난 6월부터 재택근무를 확대했다.
라인플러스 관계자는 “해외 지사와 온라인 회의를 하는 일이 많았고,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생산성에 큰 영향은 없다”며 “재택근무 확대로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섣부르게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지현 한국노동자총연맹 대변인은 “파격적인 변화가 생길지는 미지수”라며 “코로나19가 끝나고 팬데믹 상황에서의 노동환경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오면 그때부터 깊이 있는 고민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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