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도·심한 우울증 비율, 중년 이전 13%·중년 26%·노년 34%”
“인지기능 테스트서 1만5000명 중 1277명 ‘인지장애’ 판정받아”
“우울증으로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뇌의 기억 중추 손상때문”
중년 이전 젊은 나이에 우울증을 겪으면 인지기능이 급속하게 떨어져 노년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우울증으로 인해 중추신경의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이 과잉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가 손상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6일 ‘헬스데이뉴스’(HealthDay News)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의대 정신의학·행동과학과의 윌라 브레노위츠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89세 성인 1만5000명을 노년, 중년, 중년 이전의 3그룹으로 나눠 우울증 검사와 인지기능 테스트를 평균 11년에 걸쳐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매년 또는 1년에 두 번 축약형 우울척도(CESD-10) 검사를 통해 우울증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했다.
그 결과, 중등도 내지 심한 우울증을 보인 비율은 중년 이전 13%, 중년 26%, 노년 34%로 나타났다.
인지기능 테스트에서는 전체적으로 1277명이 ‘인지장애’(cognitive impairment) 판정을 받았다.
연구팀은 이 모든 검사 자료를 종합해 우울증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을 통계학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체법’(imputation)이라는 복잡한 통계 방법을 활용했다. 대체법은 누락된 자료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경우 노인 그룹에는 젊었을 때의 우울증세에 관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이들과 교환(대체)이 가능한(exchangeable) 젊은 사람들의 자료를 가지고 판단해 그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노인 그룹과 비슷한 특징(흡연,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 등), 즉 공변수(covariate)를 가진 젊은이들과 비교해 유효한(valid)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두 그룹의 차이는 연령대가 다르다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추측과 불명확이 따르지만, 연구자들이 이해하고자 하는 특정 주요 집단을 배제하는 것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전체적인 결과는 우울증세가 심할수록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특히 젊은 나이에 우울증을 겪으면 인지기능 속도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이전에 우울증세를 겪은 노인은 인지장애 위험이 73%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중년 이후에 우울증세가 나타난 노인은 인지장애 위험이 43%로 훨씬 낮았다.
우울증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우울증으로 중추신경의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이 과잉 활성화되면 글루코코르티코이드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기억이 형성되고 저장되는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가 손상된다.
우울증이 해마를 위축시킨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알츠하이머 치매 전문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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