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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 평가 도입, 광역자치단체장 전원 경선… 이준석의 지방선거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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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30 09:00:00 수정 : 2021-10-30 00: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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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시청 앞에서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도보 1인 시위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한 경쟁 환경 속에서 뚫어내고 공천을 받는 후보가 가장 강하다. 가장 공정한 과정으로 선발된 후보가 최종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안팎의 관심이 온통 대선에 쏠려있다. 전국을 순회하며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도보 1인 시위와 당원 간담회를 연이어 소화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의 시선은 대선 이후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국민은 ‘무언가를 해준다’는 자잘한 공약보다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변할까, 미래가 어떻게 생길까. 이런 걸 고민하는 지점이 늘어났다”며 코로나 펜데믹이 바꾼 정치 문화를 설명하며 대선 구도와 지방선거의 인재 등용의 큰 변화를 예고했다. 

 

이 대표는 29일 국민의힘 울산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적성 평가(PPAT) 도입·광역자치단체장 전원 경선·당원 비중 높은 기초지자체 경선·예비후보 당원 명부 제공 등 내년 지방선거 공천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국민의힘 공직후보자역량강화 특별위원회는 지난 26일 공직자 직무수행·현안 분석 능력 등 두 가지 영역으로 구성된 PPAT 시험 도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 대표는 지난번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공정한 인재 선발과 자격 검증을 위한 자격시험 도입을 예고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자격시험을 사람을 자르기 위한 시험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며 “무슨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최소한의 능력 갖췄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강사로 모시고 시험 범위 내 모든 내용을 유튜브 동영상 강의로 찍은 뒤 그 내용 내에서 무조건 출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부 잘하고 못 하는 사람을 가르는 게 아니다. 영상을 보고 공부했느냐 안 했느냐를 가르는 시험이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내년 1월 당 지도부를 상대로 한 50문항으로 구성된 모의시험을 치른 뒤 문항 난이도를 조정해 내년 3월 대선 직후 PPAT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PPAT의 도입 효과에 대해 “후보들이 최소한의 능력을 갖췄다는 확신이 있다면 마지막날 누구를 찍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제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더 큰 승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와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대폭 늘어난 당원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여론조사가 아닌 당원 투표로 출마 후보를 결정하는 상향식 공천의 구상까지 공개했다. 그는 “적어도 광역자치단체장은 전 지역에서 경선할 계획”이라며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당원이 충분한 곳, 인구의 몇 퍼센트 이상이 당원이면 무조건 경선을 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특수한 상황에서만 예외 필요한 곳 있으면 검토하겠지만 대선과 달리 과도하게 여론조사에 의존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당원이 공직선거 후보자를 선출하는 ‘상향식 공천제’의 도입을 천명한 것이다. 

 

또 이 대표는 예비후보제를 통해 신인과 기성 정치인의 공정한 경쟁의 무대도 약속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당원 명부가 하나의 권력이었다. 또 후보자가 모아온 당원들에 대한 지배력으로 경선 끌고 가는 경우 있었는데, 예비후보로 등록한 당원에게는 전혀 차별 없이 안심 번호로 된 당원 명부를 이른 시기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예비후보의 경우 당원 명부를 받지 못해 현역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선을 치러야 했다. 이 대표의 구상이 실현되면 현역 지방의원과 자치단체장과 신인이 경쟁하더라도 똑같은 당원 명부로 경쟁하게 된다. 

 

이 대표는 영남의 텃밭 지지에 수도권 선전’이 결합한 기존 보수 진영의 선거 승리 방정식에 ‘세대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60대 이상의 전통 지지층에 20·30세대가 새 지지층으로 편입되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젊은 세대에게 ‘우리가 당의 주인이다’는 의식을 가질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며 20대와 60대 이상을 함께 잡기 위한 볼링공 전략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하나의 공을 굴려서 20대 핀과 60대 핀을 동시에 쓰러트릴 수 없다”며 “두 핀을 쓰러뜨리지 않고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 공 두 개를 굴리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왼쪽에 있는 젊은 사람들 핀을 넘어뜨리면 여러분은 지금까지 잘해오고 있는 오른쪽 핀을 넘어뜨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해달라”며 “(당원)지지를 견고하게 다져주면 전 자신 있게 왼쪽에 공을 굴려서 계속 넘어뜨리겠다.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 우리는 무조건 승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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