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경쟁 환경 속에서 뚫어내고 공천을 받는 후보가 가장 강하다. 가장 공정한 과정으로 선발된 후보가 최종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안팎의 관심이 온통 대선에 쏠려있다. 전국을 순회하며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도보 1인 시위와 당원 간담회를 연이어 소화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의 시선은 대선 이후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국민은 ‘무언가를 해준다’는 자잘한 공약보다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변할까, 미래가 어떻게 생길까. 이런 걸 고민하는 지점이 늘어났다”며 코로나 펜데믹이 바꾼 정치 문화를 설명하며 대선 구도와 지방선거의 인재 등용의 큰 변화를 예고했다.
이 대표는 29일 국민의힘 울산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적성 평가(PPAT) 도입·광역자치단체장 전원 경선·당원 비중 높은 기초지자체 경선·예비후보 당원 명부 제공 등 내년 지방선거 공천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국민의힘 공직후보자역량강화 특별위원회는 지난 26일 공직자 직무수행·현안 분석 능력 등 두 가지 영역으로 구성된 PPAT 시험 도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 대표는 지난번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공정한 인재 선발과 자격 검증을 위한 자격시험 도입을 예고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자격시험을 사람을 자르기 위한 시험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며 “무슨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최소한의 능력 갖췄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강사로 모시고 시험 범위 내 모든 내용을 유튜브 동영상 강의로 찍은 뒤 그 내용 내에서 무조건 출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부 잘하고 못 하는 사람을 가르는 게 아니다. 영상을 보고 공부했느냐 안 했느냐를 가르는 시험이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내년 1월 당 지도부를 상대로 한 50문항으로 구성된 모의시험을 치른 뒤 문항 난이도를 조정해 내년 3월 대선 직후 PPAT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PPAT의 도입 효과에 대해 “후보들이 최소한의 능력을 갖췄다는 확신이 있다면 마지막날 누구를 찍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제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더 큰 승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와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대폭 늘어난 당원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여론조사가 아닌 당원 투표로 출마 후보를 결정하는 상향식 공천의 구상까지 공개했다. 그는 “적어도 광역자치단체장은 전 지역에서 경선할 계획”이라며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당원이 충분한 곳, 인구의 몇 퍼센트 이상이 당원이면 무조건 경선을 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특수한 상황에서만 예외 필요한 곳 있으면 검토하겠지만 대선과 달리 과도하게 여론조사에 의존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당원이 공직선거 후보자를 선출하는 ‘상향식 공천제’의 도입을 천명한 것이다.
또 이 대표는 예비후보제를 통해 신인과 기성 정치인의 공정한 경쟁의 무대도 약속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당원 명부가 하나의 권력이었다. 또 후보자가 모아온 당원들에 대한 지배력으로 경선 끌고 가는 경우 있었는데, 예비후보로 등록한 당원에게는 전혀 차별 없이 안심 번호로 된 당원 명부를 이른 시기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예비후보의 경우 당원 명부를 받지 못해 현역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선을 치러야 했다. 이 대표의 구상이 실현되면 현역 지방의원과 자치단체장과 신인이 경쟁하더라도 똑같은 당원 명부로 경쟁하게 된다.
이 대표는 영남의 텃밭 지지에 수도권 선전’이 결합한 기존 보수 진영의 선거 승리 방정식에 ‘세대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60대 이상의 전통 지지층에 20·30세대가 새 지지층으로 편입되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젊은 세대에게 ‘우리가 당의 주인이다’는 의식을 가질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며 20대와 60대 이상을 함께 잡기 위한 볼링공 전략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하나의 공을 굴려서 20대 핀과 60대 핀을 동시에 쓰러트릴 수 없다”며 “두 핀을 쓰러뜨리지 않고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 공 두 개를 굴리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왼쪽에 있는 젊은 사람들 핀을 넘어뜨리면 여러분은 지금까지 잘해오고 있는 오른쪽 핀을 넘어뜨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해달라”며 “(당원)지지를 견고하게 다져주면 전 자신 있게 왼쪽에 공을 굴려서 계속 넘어뜨리겠다.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 우리는 무조건 승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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