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아파트 승강기 공사 시 장애인에게 이동 편의 제공해야”

아파트 승강기 공사를 하면서 휠체어 이용 지체장애인에게 대체 이동수단 등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건 ‘장애인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관련 진정에 대해 이같이 판단하고 문제가 된 아파트 관리소장과 입주자 대표에게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적절한 배상 등 조치를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장애인 인권 보호단체 활동가인 진정인은 수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인 피해자가 거주하는 A시 소재 아파트 관리소장과 입주자 대표가 올해 1월14일부터 2월10일까지 승강기 교체 공사를 하면서 대체 이동수단 등 편의를 전혀 제공하지 않아 피해자의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아파트 관리소장과 입주자 대표 측은 이와 관련해 “피해자뿐 노약자 등 모든 주민이 불편을 감수하는 사안으로, (공사가)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따른 전체 아파트 입주자 안전을 위한 것인 만큼 불편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아파트 시설관리·운영 책임자이자 자치기구 대표인 피진정인들이 장애인·비장애인이 동등하게 출입할 수 있도록 대체 이동수단 등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대체 이동수단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공사기간 동안 다른 장소 등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제반 수단·조치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승강기 공사 시 대체 이동수단이 제공되지 않으면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외부 출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기에, 비장애인이 겪는 불편과 비교해 그 피해 정도가 다르다는 게 인권위 판단이었다. 

피진정인이 승강기 공사 시 아파트 재원으로 편의를 제공한 전례가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못할 합리적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김승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