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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측도 엇갈린 ‘조건부 특검론’ 해석… ‘말장난 리스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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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11 17:10:06 수정 : 2021-11-11 18: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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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진의’ 놓고 이견 표출
정성호 “특검 의지 표현한 것”
고민정 “검찰 수사 우선 봐야”
민형배 “특검 문 열린 것 아냐”
野 “말장난 말라” 공세 나서
이준석 “李 궁지 몰려…가불기”
李 애매한 입장에 역풍 전망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밝힌 조건부 특검론에 대해 ‘수용’인지 ‘사실상 거부’인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이 후보 측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조건부 특검론에 대한 미묘한 해석차가 감지된다. 당 안팎에선 이번 특검 논란과 함께 그간 이 후보의 애매모호한 해명과 입장 발표 사례가 모여 ‘말장난 리스크’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10일 이 후보 측 관계자들은 조건부 특검론을 설명하기 위해 장외 여론전에 총출동했지만, 이 후보의 ‘진의’에 대해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결국 특검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라며 이 후보 입장을 가장 전향적으로 설명했다. 정 의원은 “조건부가 아니라 특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이 후보의 특검 입장이) 바뀌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특검 논의를 대선전부터 시작할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가 끝나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야당이) 주장할 것이기 때문에, 특검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후보가 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인 상황실장을 맡은 고민정 의원은 이 후보가 사실상 특검을 수용했다면서도 ‘선(先) 검찰 수사’를 강조했다. 고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검찰 수사를) 보고도 못 믿겠다고 하면 (특검을) 못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인 것”이라면서도 “지금으로선 어쨌든 검찰 수사를 믿고 기다려주는 게 일단 첫 번째”라고 말했다.

 

반면 선대위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이자 이 후보 측근으로 분류되는 민형배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특검 가능성 문이 열렸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민 의원은 “조건부라는 건 ‘지금 하고 있는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를 말한다”며 “다른 말로 하면 ‘지금 하는 수사부터 제대로 하세요. 그다음에 생각해봅시다’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측근들의 해석마저 엇갈리면서 “말장난하지 말라”는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가 아주 궁지에 몰렸다. 젊은 사람들 용어로 ‘가불기’(가드가 불가능한 기술)”라며 “특검을 즉각 수용하지 않으면 '특검 거부자가 범인'이라는 국민의 확신에 따라 선거에 질 것이고, 선거에 지면 엄정 수사를 받을 테니 애매한 입장으로 시간벌기에 나선 것”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가 떳떳하게 대장동 의혹의 진실을 규명하고 싶다면 여러 조건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특검을 수용하면 그만”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여야 모두 검찰 수사의 미흡함을 지적하며 이미 불신을 드러낸 마당에, 검찰 수사 결과를 본 뒤 특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이 후보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과, 여론 조사상 특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음에도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역풍을 불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일각에선 조건부 특검론을 계기로 ‘말장난 리스크’가 부각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재명식 해명·입장’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라서다. 이 후보는 앞서 ‘이천화재 중 떡볶이 먹방’ 논란이 커지며 세월호 참사에 빗댄 비판이 나오자 “박근혜는 세월호 현장을 파악하지도 않았고 보고도 회피했다”고 반박해 논란이 일었고, 결국 “모든 일정을 즉시 취소하고 더 빨리 현장에 갔어야 했다”며 사과한 바 있다. 대장동 의혹의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면서 책임론이 일었을 땐 “한전 직원이 부정행위를 하면 대통령이 사퇴하느냐”고 말해 부적절한 비유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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