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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21명 죽인 코끼리…사살 대신 훈련·보살핌에 ‘갱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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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13 15:34:03 수정 : 2021-11-13 17: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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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코끼리’ 무르티, 이제는 어린이에게도 온순한 성격 보여
이처럼 훈련된 코끼리들, 다른 코끼리의 마을 습격 저지하기도
“무분별한 개발로 서식지 축소…굶주린 코끼리와 인간 충돌↑”
“코끼리 서식지 확보하고 통로 만들어주면 살인·충돌 없을 듯”
21명 밟아 죽인 뒤 갱생 성공한 '살인 코끼리' 무르티. AFP=연합뉴스

인도에서 사람을 21명이나 죽인 코끼리가 사살을 피하고 훈련과 보살핌의 기회를 얻어 결국 갱생에 성공했다.

 

이 코끼리처럼 사람을 밟아 죽이는 행동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줄면서 온순했던 코끼리가 굶주리면서 성격이 광포해지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살 수 있는 서식지를 확보하고, 서식지 간에 이동이 가능하도록 통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련사들은 주장했다.

 

13일 NDTV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타밀나두 주 테파카두 코끼리 캠프에는 한때 ‘살인 코끼리’로 악명을 떨친 58살의 코끼리 ‘무르티’(Moorthy)가 산다.

 

얼굴의 핑크색 반점 때문에 다른 코끼리와 구분되는 무르티는 1990년대에 케랄라 주에서 11명의 사람을 밟아 죽인 뒤 사살 명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무르티는 타밀나두 주로 도망쳐 이곳에서 10명이 더 희생되는 대형 참사를 냈다.

 

타밀나두 주는 무르티를 사살하는 대신 생포해 1998년 테파카두 코끼리 캠프로 보냈다.

 

무르티를 훈련한 조련사 키루마란(55)은 “캠프에 온 뒤 무르티는 그 오랜 세월 동안 순한 아이 같았다. 아무도 더는 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련사는 무르티가 매우 침착해서 어린이들이 무르티를 껴안고, 같이 놀아도 위험한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무르티가 생활하고 있는 테파카두 코끼리 캠프는 1927년 인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설립된 곳으로, 수많은 코끼리가 이곳에서 훈련받았다.

 

이곳 조련사들은 무르티처럼 거칠거나, 사람을 해친 코끼리를 잘 보살펴 온순하게 만든다.

 

조련사들은 코끼리들을 매일 오전 숲에서 캠프로 데려와 씻기고 저녁에는 숲으로 돌려보낸다. 또 코끼리가 150㎏까지 운반하도록 훈련해 인간을 도울 수 있게 한다.

 

특히 훈련받은 코끼리들은 야생 코끼리가 인근 마을을 침입해 사람들을 해치지 못하게 ‘경호 부대’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또 다른 조련사 비크람은 “‘상카르’라는 이름의 코끼리는 마을 사람 세 명을 죽였다. 우린 훈련받은 코끼리들을 데리고 상카르를 생포한 뒤 마찬가지로 훈련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끼리가 마을에 들어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마을이 늘면서 서식지가 줄고, 먹을 게 없어서 코끼리들이 굶주렸기 때문이라고 조련사들은 입을 모았다.

 

인도에는 2만5000마리 이상의 야생 아시아 코끼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삼림 개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서식지가 줄어들자 코끼리가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5∼2019년 5년 동안 2300명 이상이 코끼리 공격으로 사망했다.

 

인도 자연보호재단 관계자는 “인간들이 코끼리를 서식지 등에서 쫓아내는 과정에 발생한 폭력이 코끼리가 인간을 밟아 죽이도록 도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간과 코끼리의 충돌을 막으려면 코끼리 서식지를 보호하고, 서식지끼지 통로를 연결하는 등 방법으로 더 큰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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