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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살리고 기부는 ‘덤’… 지역화폐 최강자로 등극 [지방기획]

입력 : 2021-12-16 01:00:00 수정 : 2021-12-15 21: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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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인천e음’

일상생활 수단으로 자리매김
발행 비용 부담·불법 환전 한번에 해결
공공 배달앱·택시 호출 서비스도 출범
지역 도소매·음식숙박업 활성화 기여
2019년 발행액 1조5000억원에 달해

세계적인 선도모델 구현 나서
시민들, 민선7기 가장 잘한 시책 꼽아
신규 운영사 공모… 법인 설립 등 검토
서비스질 민간플랫폼 수준 상향 계획
시민 이벤트·소상공인 지원 발굴 나서
코로나19 이전 전국에서 발행된 지역사랑상품권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인천e음’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강화를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사진은 박남춘 시장(앞줄 왼쪽 네 번째) 등 인천시 관계자들이 2019년 2월 ‘인천e음 전자상품권 서포터즈 발대식’에서 성공을 기원하는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모습. 인천시 제공

인천은 서울시와 경기도에 둘러싸인 수도권이란 지리적 요건으로 시민들이 지역 밖에서 비용을 지출하는 ‘역외소비율’이 전국 상위권에 속한다. 2014년 기준으로 보면 인천시는 세종시(65.9%)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52.8%를 기록했다.

 

인천시는 이 같은 역외소비율 과제를 풀어내고 기존 종이 형태(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고심을 거듭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전자식 지역화폐인 ‘인천e음’이다. 2018년 7월 시범사업으로 출시된 인천e음은 본격 유통된 지 벌써 3년째다. 시범사업 때는 간략히 집적회로(IC) 칩 기반의 선불카드가 선보였다.

 

인천e음은 종이상품권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발행 비용 부담과 휴대의 불편함, 소위 ‘깡’으로 통칭되는 불법 환전 등의 문제를 한번에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품권의 액면가를 낮추는 선 할인 방식이 아닌 결제 시마다 포인트가 주어지는 후 캐시백 방식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이런 형태로 소비의 재미와 함께 소비가 또 다른 지출로 이어지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민들이 뽑은 민선 7기 우수 정책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e음은 압도적 편의성과 범용성을 발판 삼아 2019년 한 해 발행액이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전국에서 발행된 액수(약 3조2000억원)의 47%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인천연구원이 최근 발행한 보고서를 보면 인천e음 발행으로 인천지역 역외소비는 이전보다 359억원 절감되는 효과를 거뒀다.

인천e음 사용이 활성화하면서 덩달아 골목상권도 살아났다. 관내 소비는 대형마트, 백화점,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 위주에서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으로 대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의 고용도 늘었다.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공동체 강화를 목표로 시작된 인천e음은 다채로운 맞춤형 부가서비스와 더불어 상생경제 플랫폼으로서 끝없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를 맞아 인천e음 프로젝트는 전환점을 맞았다. 시는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돕고, 시민들의 가처분소득을 확대하기 위해 소비지원금으로 캐시백 요율을 최대 10% 수준으로 상향했다. 더불어 인천e음 기반 맞춤형 부가서비스를 적극 찾아냈다. 단순 결제 수단에서 벗어나고자 근본적 추진 방향을 새롭게 정립했다는 평가다.

 

시는 우선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지난 4월 온라인쇼핑몰 ‘인천직구’를 선보인 데 이어 7월 공공배달앱 ‘배달e음’, 10월 전통시장 장보기, 11월 택시호출 서비스 등을 순차적으로 출범시켰다. 매출 증대와 더불어 비용 절감 등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소상공인들이 자립할 구조를 구축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특히 민간 플랫폼사의 높은 수수료와 독과점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펼쳤다. 지역경제 공동체 강화 차원에서 지난해 10월 특화카드를 시작으로 올해 3월 기부서비스 ‘나눔e음’, 5월 현장발급 ‘너나e음’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벌이고 있다.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원해진 지역사회의 유대감을 회복시키는 게 핵심이다.

 

나눔e음에는 최근까지 3560여명이 참여해 누적 기부액 4000만원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자발적 기부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세심한 부가서비스 등으로 종합플랫폼으로 거듭난 인천e음은 최근 누적 가입자 183만명에다 거래액 8조원을 돌파했다.

◆내실 다지고, 외연은 더욱 넓힌다

 

시민들 평가도 나쁘지 않다. 시가 2020년 실시한 대시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민선 7기 시책 중 가장 잘한 정책으로 인천e음이 뽑혔다. 올해에도 인천시민 10명 중 9명 이상(94%)이 인천e음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인정했다. 인천e음이 정책 효과는 물론 시민들 사랑까지 누리고 있는 셈이다.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81.2%에 이르는 등 시민들의 생활에 충분히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앞으로 인천e음의 내실을 한층 다지고, 외연은 확장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지역화폐 플랫폼 생태계에서 세계 선도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시는 세부적 실천 전략으로 인천e음 운영의 효율성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신규 운영대행사를 공모한다. 장기적으로는 법인 설립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시와 일반사업자 등이 공동으로 자본금을 출자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SPC) 형태이며 공공성 확보를 위한 취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서비스의 질을 민간 플랫폼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린다. 시민과 소상공인에게는 더 발전된 기능 및 편의성을 제공하고 지역사회에는 공공기여 방안이 더욱 확대되는 구조를 확립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인천e음 전용 할인점인 혜택플러스 가맹점 확대와 인천e음 기금 운용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 인천e음 결제 시 최대 5% 추가 할인이 주어지는 혜택플러스 가맹점을 장기적으로 6만개소까지 늘리고, 기금 운용을 통해 시민 이벤트와 소상공인 지원 발굴에 적극 나선다. 다시 말해 만약 캐시백 혜택을 줄이더라도, 사용자 이익은 늘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는 최근 지역화폐의 국비 지원 규모 축소에도 과감한 시비 투자 확대를 결정했다. 내년 인천e음 캐시백 지원 예산을 올해 본예산 1950억원보다 242억원 늘려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역내 소비증진을 도모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시작한 인천e음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민들의 뜨거운 사랑 덕분”이라며 “인천e음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힘든 시간을 겪은 소상공인들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피로감에 지친 시민에게 편안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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