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안보 ‘게임체인저’ 될 것
군, 아무런 대응수단 없어 고심
북한이 그제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확인했다. “8차 당대회가 제시한 전략무기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핵심과업”이라고 했다. 우리 군이 추정한 탄도미사일 수준을 넘어 동북아 안보의 게임체인저가 될 무기를 선보인 것이다. 극초음속미사일은 가공할 속도와 기동성으로 한·미 미사일방어망(MD)을 무력화할 수 있다. 러시아가 극초음속미사일을 올해 실전배치할 계획이고 중국은 차세대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했는데 북한도 머지않아 이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미사일은 발사 후 분리돼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비행구간에서 초기발사방위각으로부터 목표방위각으로 120㎞ 측면기동해 700㎞에 설정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했다”고 밝혔다. 목표 고도에서 수평 상태를 유지하며 좌우로 변칙 기동했다는 뜻이다. 통신은 “연료 앰풀화 계통들에 대한 믿음성도 검증했다”고 했다. 액체연료를 용기에 담아 발사 때 끼워넣는 앰풀(ampoule)화 연료장치는 신속한 발사를 가능케 한다.
지난해 9월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 직후 군 당국은 “초기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제 발사된 미사일 사진을 보면 화성-8형 탄두부와 형상이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공개한 신형 기동식 재진입체(MARV) 형상의 극초음속미사일을 이번에 처음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MARV 형상은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몸체 상하좌우에 달린 날개를 이용해 방향을 바꿔 미사일방어체제를 교란한다. 화성-8형의 최고 속도가 마하 3(음속의 3배)이었으나 그제 발사한 미사일은 마하 5 이상이고, 사거리도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미사일을 휴전선 인근에서 발사할 경우 남한 전역은 물론 주일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
우리 정부의 대응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30년대 초에 극초음속미사일이 우리 군에 실전 배치된다고 한다. 그때까지 아무런 대응수단이 없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외면하고 전략무기 증강에 광분하는데 문재인정부는 ‘우려’만 표명하면서 종전선언 제안 등 대화 타령에 여념이 없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그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의 통화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일본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철통같이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우리 국방력을 강화해야 할 때다. 그래야 한반도 평화도 가능해진다. 평화는 말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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