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을 54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둘러싼 지지율이 여론조사기관에 따라 요동치고 있어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사 방법과 기간, 시간대 등에 따라 결과가 들쑥날쑥 달라진다는 점을 꼬집으며 지지율을 기관마다 단순비교하기보단 한 여론조사 기관의 정례조사를 통한 장기적인 지지율 추이를 차분히 들여다봐야 선거 판세를 올바르게 읽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1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지난 10일을 시작으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기관마다 판이하게 갈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한국갤럽이 지난 11일~13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이 후보가 37%로 1위를, 그 뒤를 윤 후보(31%), 안 후보(17%)가 이었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차이는 오차범위 내(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지난 10~12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선 이 후보가 37%, 윤 후보가 28%, 안 후보가 14%를 기록해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 앞섰다.
반면 윤 후보가 이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유권자 1011명을 설문한 결과 윤 후보 39.2%, 이 후보 36.9%, 안 후보 12.2%를 기록,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 앞섰다.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진행됐음에도 여론조사업체마다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조사 방법과 시간대 등 조사 결과에 미치는 '변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NBS와 갤럽의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고, 리얼미터의 조사는 100% 무선 자동응답방식(ARS)으로 조사했다.
ARS는 전화면접조사에 비해 주로 정치고관여층이 참여하지만 응답률이 낮고, 전화면접조사는 다양한 유권자층의 의견을 들을 수 있지만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기 꺼리는 응답자가 많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본 크기는 세 조사 모두 1000대로 비슷하지만, 세부 구성이 각기 다르고 '응답률'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갤럽과 리얼미터 조사는 각각 14%, 10.1%였고, NBS는 29.3%로 30%에 가까운 응답률을 보였다.
여론조사 '시간대'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평일 낮에 여론조사를 했다면 진보 성향 비율이 높은 직장인(화이트칼라)의 업무 시간과 겹쳐 보수층의 응답률이 높을 수 있는 반면 주말이나 저녁에 여론조사를 하면 진보층 응답률이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수를 고려하면서도 특정 여론조사만을 근거로 선거 판세를 예단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보고 참고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정기적으로 여론조사를 시행하는 기관의 조사 결과를 보고 장기적인 지지율 추세를 파악하는 것이 개별 여론조사 결과보다 실제와 근접한 판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또한 "절대 여론조사기관을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 샘플도 다르고, 조사방식도 다르다"며 "기관마다 세대, 지역별, 정치 성향별 응답자의 수가 크게 차이가 난다. 여기에 정치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참여 정도도 다 다르다. 무작위 1000명이란 표본만을 믿고 바라본다면 현상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설문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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