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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우크라이나 사태에 에너지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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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26 16:43:22 수정 : 2022-01-26 16: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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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천연가스 3분의 1 러시아에 의존
전문가 “러시아, 쉽게 공급 중단 안 할 것”
미국, 글로벌 공급사들과 대책 마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러시아 올림픽 대표팀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유럽의 에너지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유럽이 러시아 천연가스 시장의 큰손인 만큼 러시아가 즉각적으로 가스 공급을 끊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유럽의 에너지난에 대비해 글로벌 공급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전운이 돌면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에 공급되는 천연가스 중 3분의 1은 러시아산이다. 유럽 각국이 원전과 화석연료를 줄이려 하면서 천연가스 의존도는 더 심화하는 추세다. 독일은 203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고, 영국 정부는 최근 원자력 발전을 녹색 금융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때 유럽연합(EU) 중 주요 가스 생산국이던 네덜란드는 가스 채굴 시설이 지진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몇 년 전부터 채굴 시설을 폐쇄하기 시작했다. NYT는 “유럽이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의 투자를 늘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의 에너지 공급은 필요하며, 천연가스는 몇 안 남은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안 그래도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이 천연가스 매장량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밝히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최근 급등했다. 여기에 러시아가 기름을 부은 셈이다. 24일 네덜란드 TTF거래소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전날보다 15.3% 급등한 92.04유로에 마감했다. NYT는 “천연가스 가격은 1년 전 대비 약 5배 뛰었다”며 “지난해 연말 최고점에서 절반 내려온 수준이긴 하지만, 공장들은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고 짚었다. 러시아와 유럽의 천연가스 문제를 연구한 경제 전문가 테인 구스타프슨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정말 험악해졌을 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유럽의 위치가 예외적으로 취약해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얼마만큼 무기화할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물리적으로라도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 관의 3분의 1은 우크라이나를 통과하기 때문에 실제 침공이 일어날 시 공급 차질은 불가피하다.

 

관건은 러시아 정부의 의지다. 소식통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막는 극단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에너지 담당 관료로 일한 데이비드 골드윈은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하듯 러시아도 유럽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쉽게 대체할 지역을 찾을 순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16일 독일 루브민에 위치한 루브민 산업단지 천연가스 수신소에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는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 지도가 그려져 있다. AP연합뉴스

골드윈은 오히려 이번을 계기로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국으로서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유럽 에너지 공급과 관련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가디언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관료들은 “미국이 글로벌 공급사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유럽이 한겨울 에너지난을 겪진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 고위 관계자는 “유럽이 겨울과 봄을 버틸 수 있을 만큼 대체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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