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R “확진, ‘만약’ 보다는 ‘언제’ 가까워”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자책 안 해도 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3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오미크론의 강한 전파력으로 매주 확진자가 두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현실화한 탓이다. 오미크론은 이미 국내에서 확고한 우세종이 됐다. 지난주 국내 신규 확진자 10명 중 9명이 오미크론 감염자다. 국내 오미크론 검출률은 92.1%에 달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7일 “2월 말쯤 국내 확진자가 13만명에서 17만명 수준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고 밝혔다.
국내 ‘오미크론 대유행’이 이달 정점을 향해 가면서 ‘누구나’, ‘언제든’ 오미크론에 감염될 수 있게 됐다. 미 공영라디오방송(NPR)은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너무 강해서 (방영당국이) 권고한 예방 수칙을 지키더라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진은) ‘만약’보다는 ‘언제’에 가깝다”고 했다. NPR은 오미크론의 높은 감염 위험에 직면한 사람들을 위해 7가지 행동요령을 소개했다.
1단계, 코로나19 감염 여부 확인. △열 △두통 △충혈 △인후염 △위장장애 등 증상이 있다면 곧장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한다. 음성이 나왔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신속항원검사는 민감도(확진자 양성 판정 비율)가 떨어진다.
보스턴메디컬센터 공중보건 책임자인 카산드라 피에르 박사는 “오미크론 변이는 증상 발현 1∼2일째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오다가 3∼4일째에 양성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첫 번째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더라도 3∼4일차에 두 번째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2단계, 코로나19에 확진됐다면 주변에 그 사실을 알리고 외부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 특히 백신 미접종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게 주의해서 전해야 한다. 마이클 스미스 듀크대 의대 교수(소아과)는 “아무 데도 가지 말라”며 자가격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3단계, 대부분의 오미크론 감염자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집에서 충분히 쉬고 수분을 섭취하면 된다. 다만 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군이나 자신의 증상을 잘 설명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더 큰 주의가 필요하다.
존스홉킨스의대 매트 레너드 박사는 주의가 필요한 특정 증상들로 △확진자가 호흡에 어려움을 느끼는지 △수분 손실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위장 증상이 있는지 △혼란증상 등 뇌에 산소나 혈류 공급 이상 징후가 있는지 등을 꼽았다. 스미스 박사는 아기의 경우 수분 섭취와 호흡 상태를 잘 관찰하라고 권했다.
4단계, 전문가들은 확진자의 가정에 맞게 자가격리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가족 중에 고령자나 면역력 저하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부모가 확진된다면 자녀를 누가 어떻게 돌볼 것인지,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도록 할 것인지 등 미리 대비해야 한다. 스미스 박사는 “(방역을 위한) 집 안 청소도 중요하지만 가족을 보호하는 최선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주 손을 씻는 것”이라고 말했다.
5단계, 자녀(특히 어린 아이)의 연령대에 맞는 방역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자가격리는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스미스 박사는 “10대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아동들을 격리하는 것은 힘들고, 이들의 정신 건강에 최선인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또 “아기나 어린아이들에게는 수술용 마스크든, (어떤 마스크든) 그들이 편안하게 생각하는 마스크가 최고의 마스크”라며 특정 마스크에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미국 심리학회(APA) 베일 라이트 박사는 “아이들은 어른들의 분위기를 쉽게 알아차리기 때문에 어른들의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트레스를 잘 다스리는 법을 보여주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6단계, 자신을 편안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온라인 장보기 같은 온라인 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팟캐스트를 듣는 등 스트레스받는 시간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찾아보면 좋다.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울 때는 혼자 이겨내려고 하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청해야 한다.
7단계, 코로나19가 다 나았다면 일상 복귀를 준비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해열제를 사용하지 않고 24시간 동안 열이 나지 않는 등 증상이 호전되면 5일 후에 마스크를 쓰고 일상생활에 복귀해도 좋다고 했다. 다만 이후 최소 5일간은 마스크를 계속 쓰라고 권고한다. 마스크를 벗기 전에 신속항원검사로 한 번 더 음성 확인을 하는 게 좋다고도 권한다.
전문가들은 항체를 맹신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감염 후 완치로 얻은 항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져서다. 언제든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고, 코로나19에 대해 우리가 완벽히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 확진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라이트 박사는 “코로나에 걸리면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걸까’라는 생각에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느끼는 본능적 반응이 있다”면서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