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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에서 “문 닫고 들어와”라고 쉽게 말한다. 이 말에 여러분은 이상하다고 여긴 적이 없는가? 문을 닫았는데 어떻게 사람이 들어올 수가 있는 것일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이 말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들어와서 문을 닫는다. 추운 겨울날 현관 앞 창문에 “추워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이 문구는 춥다는 말이 아니라 문을 닫아 달라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문구를 보고 다시 문이 닫혔는지 확인을 한다.

언어철학자인 비트겐슈타인은 언어 표현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표현의 의미만 보지 말고 표현 외적 요소를 보아야 하며, 다른 언어 사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맥락을 소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표현을 안다는 것은 그 표현의 바깥에 있는 모든 외적 상황과 맥락을 알고 있다는 뜻과 같다. 그래서 때로 “문 닫고 들어와”처럼 비논리적인 문장도 세상에 살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상황에 맞게 추론하고 해석을 한다.

그런데 이런 추론이 잘못되고 해석이 지나치면 뜻하지 않는 오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인간관계에 관한 전문가들이 말하는 오해하기 쉬운 표현은 “언제 밥 한번 먹자”, “얼굴이 참 좋아 보인다”라고 하는 말이다. 만약 젊은 남녀가 상대방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면 상대편이 나에게 호감이 있지 않은지 오해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상대방에게 호감이 있다면 ‘언제’나 ‘한번’, ‘조만간’ 이런 표현을 쓰지 않는다. 오히려 내일은 시간이 어떤지, 이번 주말 시간은 어떤지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게 된다. “얼굴이 좋아 보인다”도 좋은 말, 즉 덕담에 해당하지만 상황에 따라 듣는 사람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해석이 달라지듯이, 어떤 전제가 있다면 추론이나 해석도 조정될 수 있다. 내가 보는 관점과 시각에 따라 상황이나 추론, 해석도 조정되고 변화한다. 그래서 지식이나 경험도 생각하는 이의 시각과 관점에 따라 달라지기에 소용이 없을 때가 많다. 그러면 이런 표현의 오해를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그 방법은 서로 다른 추론을 하지 않게 상호 맥락과 상호 이해의 공유 지점을 늘려 가는 일이다. 메일이나 편지보다 직접 만나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을 들어보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 코로나 시대에 만나지 않고 문자나 메일로만 소통을 하니 상대방의 표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희모 연세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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