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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남성 중 아침에 요통 있으면 ‘강직척추염’ 의심을

입력 : 2022-02-28 07:00:00 수정 : 2022-02-27 21: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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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환자 4만8000명… 10년새 51%↑

척추에 염증 발생, 마디가 굳어지는 질환
젊은층에 많고 남성이 여성보다 3∼4배

요통 외 무릎·발목이 붓거나 건선 등 동반
같은 자세로 오래 있을 때 통증 심한 특징
환자 90%가 ‘HLA-B27’ 유전자를 보유
흡연·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도 발병 요인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 병행 치료 도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전모(28)씨는 2년 전부터 아침마다 허리 통증이 심해서 침대에서 한참을 일어나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다. 전씨는 근무할 때 앉는 자세가 잘못됐다고 생각했고, 책상을 새로 구입하고 운동을 시작했지만 병원에는 따로 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눈이 충혈되고 통증이 심해지면서 이상을 느낀 후 지난달 종합병원을 방문했고 ‘강직척추염’ 진단을 받았다.


강직척추염은 말 그대로 척추에 염증이 발생해 척추 마디가 굳어지는 진행성 염증질환이다. 20∼30대 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나고, 여성에 비해 남성의 발생이 3∼4배 더 많다.

◆새벽, 아침 시간, 요통으로 깬다? 강직척추염 의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강직척추염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4만8000여명. 10년 전보다 51%가량 늘어난 수치다.

강직척추염의 초기 증상으로는 꼬리뼈와 엉덩이뼈의 연결부위인 천장관절의 염증으로 인해 엉치부위와 척추가 뻣뻣해지는 요통이 흔하다. 그러나 요통 외에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무릎·발목이 붓는 말초 관절염이나, 포도막염이나 건선, 염증성 장질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증상은 강직척추염 진단 후 순차적으로 더해지기도 하지만 선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조기 진단을 통해 염증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지만, 많은 경우 단순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진단이 늦어져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척추 강직이 진행되면, 목을 잘 돌리지 못하는 등 척추의 운동범위가 감소되고 통증이 만성화돼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환자들이 증상 이후 진단을 받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40개월이었다.

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이연아 교수는 “척추 강직이 진행돼 척추 변형이 오면 이를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최근 치료 환자 수가 늘어난 것은 발병률이 높아졌다기보다는 의료 정보의 접근성이 좋아져서 진단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디스크 등 다른 척추질환과 구별을 위해서는 통증의 양상을 살펴봐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차이가 ‘조조 강직’. 보통 관절 질환이 움직일 때 아프고 쉬면 좋아지는 반면 강직척추염은 같은 자세로 오래 있을 때 통증이 더 심하다. 아침에 증상이 심한 것도 수면시간 중 누워 있는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때문이다. 기상 이후 활동을 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이 교수는 “새벽에 허리 통증으로 잠을 깨거나 아침 시간 강직이 심한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이와 함께 족저근막염 혹은 아킬레스 인대염이 자주 발생하거나 무릎 또는 발목 관절염이 동반되는 경우, 포도막염, 건선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강직척추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한 연구에서 포도막염 환자의 37%가 강직척추염 환자로 나타나기도 했다.

◆금연, 운동하면 ‘삶의 질’ 좋아져

강직척추염은 다른 자가면역질환처럼 유전적인 소인에 다양한 환경적 원인이 결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HLA-B27 유전자는 강직척추염 환자의 90%가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만큼 강력한 발병 요인이다. 하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전부는 아니다. 전체 인구의 2∼8% 정도가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 중 5% 정도만 강직척추염이 발병하기 때문이다.

이연아 교수는 “부모나 형제·자매 중 HLA-B27 유전자를 가진 강직척추염 환자가 있고, 본인도 HLA-B27 유전자 양성인 경우 강직척추염 발병 확률은 10∼30% 정도”라며 “또 강직척추염 환자의 10%는 HLA-B27 유전자가 없기 때문에 이 유전자의 유무만으로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조언했다.

유전적 요인 외에 발병에 기여하는 환경적 요인으로 흡연과 장내 미생물 불균형, 선행된 감염 등이 꼽힌다. 흡연과 장내 미생물 환경, 선행된 감염 등이 자극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흡연이나 허리에 하중이 가해지는 행동은 척추 관절의 변형을 더 빨리, 더 심하게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꼭 주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강직척추염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강직이 진행된다. 진행 정도가 비슷한 환자들 사이에서도 운동 여부에 따라 신체 기능과 운동 능력의 차이가 확연히 나타나 이후 삶의 질이 달라진다”며 꾸준한 운동을 강조했다. 일례로 10대 자녀가 진단을 받으면서 40대 후반의 ‘체육인’ 아버지가 본인의 질병 사실을 발견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미 강직척추염이 진행된 상태였지만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상태였다.

이 교수는 “수영, 걷기, 가볍게 달리기, 자전거 등 유산소 운동을 기반으로 스트레칭을 병행해서 관절이 굳지 않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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