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우상혁, 한계를 넘다… 실내육상 한국인 첫 세계정상

입력 : 2022-03-21 06:00:00 수정 : 2022-03-21 03:21:3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남자 높이뛰기 金 ‘새 역사’

2m34 기록… 도쿄 金 탬베리 제쳐
韓, 대회 메달권 진입 자체가 처음
2m31 연속실패에도 흔들림 없어
자신이 만든 한국新 경신은 못해
7월 세계선수권 우승 도전 청신호
“해냈다” 우상혁이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베오그라드=신화연합뉴스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오랜 침체기에 빠져 있던 한국 육상을 되살리는 새 역사를 열어젖혔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4위에 오르며 마라톤을 제외한 육상의 트랙과 필드 종목에서 한국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올렸던 우상혁이 이번에는 세계정상에 우뚝 서는 쾌거를 일궜다.

우상혁은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4를 넘으며 경쟁자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출전한 것이 2012년 터키 이스탄불 대회에 나섰던 이연경(허들 여자 60) 이후 10년 만일 만큼 불모지였던 이번 대회에서 우상혁이 금메달은 물론이요. 메달권에 든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한국 선수가 거둔 이 대회 최고 성적은 1995년 바르셀로나 대회 남자 400m에서 손주일이 달성한 5위였다. 실외 대회까지 합쳐 한국 육상의 세계선수권대회 최고 성적은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20㎞ 경보 김현섭이 5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추후 상위권 선수들의 도핑 적발로 동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우상혁이 이후 두 번째 메달리스트가 됐다.

우상혁은 이날 결선 참가 선수 12명 중 유일하게 215를 건너뛴 뒤 220, 224, 2m 28을 1차 시기에 가볍게 통과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228까지 넘어선 선수는 우상혁과 로이크 가슈(스위스), 두 명뿐이었다.

우상혁이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바를 넘고 있는 모습. 베오그라드=AFP연합뉴스

하지만 우상혁에게도 위기가 찾앛왔다. 이어 도전한 231 1, 2차 시기에서는 바를 건드리며 모두 실패했던 것. 그러나 3차 시기에서 압박감을 이겨내고 기어이 231을 넘어선 우상혁은 팔짱을 끼며 멈춰 있는 바를 바라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고비를 넘긴 우상혁은 이어진 2m34에서 1차 시기에 가볍게 통과하며 경쟁자들을 긴장시켰다. 2m31을 1차 시기에 통과하며 우상혁을 압박했던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를 비롯한 도전자들이 잇따라 2m34에 도전했지만 모두 3차 시기까지 바를 넘지 못했고 결국 우상혁이 세계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금메달을 확정 지은 우상혁은 자신의 이번 시즌 최고 기록 2m36보다 1㎝ 높은 2m37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그래도 군인 신분답게 절도 있는 거수경례로 세계정상 등극을 신고했다. 은메달은 가슈, 동메달은 탬베리가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김도균 한국 육상 대표팀 수직도약 코치와 함께 유럽으로 건너간 우상혁은 이번 대회 우승을 목표로 훈련했다. 2월6일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236을 뛰어 자신이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세운 한국기록(235)을 바꾸더니, 2월16일 슬로바키아 반스카 비스트리차에서 열린 실내 육상대회에서는 235를 넘어 우승했다. 2022년 유일하게 235 이상을 뛰며 ‘세계 랭킹 1위’로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 나서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우상혁은 힘찬 도약으로 굳게 닫혔던 세계 정상권으로 향하는 길을 활짝 열었다.

이제 우상혁은 다가올 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이어 오는 9월에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의 아쉬움을 달래겠다는 각오다. 우상혁이 항저우에서 우승한다면 이진택(1998년 방콕·2002년 부산 대회 우승) 이후 20년 만에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오마이걸 아린 '청순&섹시'
  • 오마이걸 아린 '청순&섹시'
  • 임지연 '여신의 손하트'
  • 이주빈 '우아하게'
  • 수현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