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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러와 돈바스 타협 원해”… 비무장화 요구엔 선 그어 [뉴스 투데이]

입력 : 2022-03-28 18:27:47 수정 : 2022-03-28 22: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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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협상 앞두고 입장 선회

“우크라내 러시아어 허용 비롯
중립국 지위 논의도 열려 있어”

다만 비무장화 요구엔 선 그어
평화협상 별개로 교전은 이어져
NYT “키이우밖 러軍 시체 즐비”
마리우폴 아동 2000명 납치설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 독립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5차 협상에서 돈바스 문제와 관련해 중립국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변에서 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에 전투기를 우회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인과 러시아어로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에서 러시아와 타협을 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그간 돈바스 지역 영토 문제에서 양보할 수 없다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태도로 풀이된다. 다만 젤렌스키는 돈바스 문제와 관련한 타협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도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는 제3자에 의해 보장돼야 하며, 국민투표로 결정돼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을 허용하는 문제도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요구하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러시아가 비무장화를 계속 고집하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5차 평화협상이 터키에서 예정된 가운데 양국 발표는 엇갈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단인 다비드 하라하미야 집권당 대표는 “28∼30일 터키에서 대면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반면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측 협상단을 대표하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대표단과의 대면 회담이 29∼30일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파괴된 러시아군 APC(병력수송용 장갑차) 위에 올라 서 있다. 하르키우=AP연합뉴스

평화협상과 별개로 우크라이나 내에서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러시아 탱크 잔해가 나뒹굴고, 전사자 시체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지역 이름은 보안 유지를 위해 공개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재블린 미사일에 맞은 러시아군 T-90 전차의 포탑이 9m 날아간 모습이 확인됐다. 또 취재 도중에도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이 이어졌다.

 

키이우 진입에 난항을 겪는 러시아군이 향후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동남부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점령하기 위해 계속 시도를 하고 있다며 사실상 해상 무역에서 우크라이나를 고립시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또 군사 전문가들은 몇 주간 심한 공격을 받은 마리우폴이 곧 함락될 수 있다고 점쳤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마리우폴에는 17만명의 민간인들이 식량과 물, 의약품 없이 갇혀 있다”며 마리우폴이 더는 도시가 아닌 ‘먼지’로 변해가고 있다고 참상을 전했다.

 

마리우폴에서 어린이 2000명 이상이 납치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리우폴의 상황을 ‘대재앙’이라고 표현하며, “우리 정보에 따르면 마리우폴에서 2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납치됐고, 러시아군이 강제 이송에 가담했다”고 성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을 향해 전투기 지원 등을 요청했으나 미국은 나토 회원국에 전투기를 우회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금 강조했다. 줄리앤 스미스 나토주재 미국대사는 26일 CNN 방송에 출연해 “어떤 나토 국가가 미그(MiG)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싶다면 이는 주권적 결정사항이다. 그들은 주권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스미스 대사는 사회자 질문에 “만약 당신이 소련 시절의 전투기에 관해 묻는 것이라면 내 대답은 노(No)다. 미국은 폴란드가 제시한 특정 제안에 대해 이미 결정을 내렸다”고 기존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폴란드는 자국이 보유한 미그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대신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를 지원받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미 국방부는 미국이 전투기를 지원할 경우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폴란드가 소련제 구형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신형 전투기로 교체하기 위한 제안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지민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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