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이 커지며 '똘똘한 한 채' 움직임이 커진 가운데, 강남의 한 고급빌라가 단숨에 16억원이 올라 관심이 모인다. 한시적 양도세 중과 배제가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최근 상승세로 전환한 강남권 집값이 또 한 번 들썩일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1일 뉴스1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헤렌하우스2 전용면적 217㎡(6층)는 지난달 11일 50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 2020년 5월 이후 약 2년 만에 16억원 오른 값에 손바뀜된 것이다.
강남권 신고가 단지 출현은 강남구에서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한강변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도 지난달 24일 전용 129㎡(36층) 매물이 63억원에 거래돼 약 2개월 만에 2억원이 올랐다.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며 근래 강남권에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과거 실거주 외에도 투자나 임대 목적으로 여러 채를 보유했던 다주택자들이 급등한 세금에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다.
올해 공시가격 변동률은 17.22%로 지난해 19.05%에 이어 2년 연속 급등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1가구 1주택자 재산세·종부세 과표 산정 시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주택자는 배제되며 세금 폭탄을 맞았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까지 겹치며 '똘똘한 한 채' 분위기는 강해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부터 초과이익환수제 개선, 용적률 상향 등 정비사업 규제를 약속하며 재건축 추진 단지 집값도 상승세다.
1983년 지어진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 전용 158㎡(12층)는 지난달 19일 51억원에 팔리며 지직전 최고가인 36억원 대비 15억원이 올랐다. 1982년 준공된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전용 183㎡(4층)도 같은 달 59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썼다.
분위기가 이어지자 집값도 다시 상승세다. 지난 주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8주 만에 0.01%로 상승 전환했고, 이번 주에도 동일한 상승 폭이 유지됐다. 송파구는 0.0%로 보합이나, 이번 주 서울 전체 변동률이 -0.01%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 방어 중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4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똘똘한 한 채' 추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도세가 무서워 집을 팔지 못했던 다주택자들이 이 때를 기회 삼아 자산 구성 재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다주택자가 보유주택을 매도해서 현금화하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른 쪽으로 재편하기보단 '똘똘한 한 채'로 집중할 가능성이 크고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순한 매매량 증가 만이 아니라 이에 대한 부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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