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이틀간 전국 37건 산불… 양구 주민 긴급 대피령

강풍에 진화 난항… 산불 3단계 발령
충남 서산선 산림 40㏊ 잿더미로
남양주 철마산 3㏊ 태우고 진화
미시령선 1시간 만에 불길 잡아

민가 위협하는 불길 10일 강원 양구군 양구읍 송청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면서 한밤중에 송우리 민가 주변을 위협하고 있다. 양구=연합뉴스

초여름 날씨 속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9∼10일 이틀새 발생한 산불만 37건에 달했다. 산림이 바짝 마른 데다 바람마저 강하게 불면서 작은 불씨 하나가 큰불로 번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10일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오후 3시40분 강원 양구군 양구읍 송청리 일대에서 산불이 발생, 인근 마을 주민 5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야간에도 불이 확산하자 산림 당국운 오후 9시를 기해 산불 3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3단계는 피해 추정 면적이 100∼3000ha 미만, 초속 11m 이상 강풍, 진화 시간 24∼48시간 미만이 예상될 때 발령한다.

산림 당국은 헬기 15대와 특수진화대원, 공무원, 소방대원, 경찰 등 295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으나 순간초속 10m가 넘는 강풍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오후 1시34분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면의 야산에서 불이 나 당국이 2단계를 발령했다.

10일 오전 산림청이 공중진화대원들이 충남 서산시 운산면 산불 현장에서 밤샘 진화작전으로 확산을 저지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전날 오전 10시50분쯤 충남 서산시 운산면 고풍리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하룻만인 이날 오전 9시쯤 꺼졌다. 이 불로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었다. 산림 40㏊와 주택 3채, 창고, 수련원 건물 등이 불에 타 이재민 5명이 생겼다. 화재 발생 초기 산림 당국은 산불 진화 헬기 17대와 산불 특수진화대 등 인력 1000여명을 투입해 진화했으나 현장 접근이 어렵고 초속 20m의 강한 바람 탓에 불길이 수시로 바뀌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철마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19시간만에 꺼졌다. 산림 당국은 9일 오후 1시45분 발생한 산불 진화에 나서 이날 오전 9시10분쯤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 이번 산불로 산림 3㏊가 잿더미가 됐다.

10일 오후 강원 양구군 양구읍 송청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밤까지 이어져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엔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57분 만에 진화됐다. 산불이 난 곳은 3년 전 대형 산불이 시작된 미시령 고갯길 시작 지점 일대다. 이날 오전엔 경기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 당국은 헬기 3대와 산불 진화대원 24명을 투입해 오후에 주불을 진화했다. 이날 오전 부산 기장군 기장읍에서 난 산불은 3시간 만에 진화됐다. 같은 날 오전에 경남 산청군의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2시간20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임야 0.3㏊가 불에 탔다.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대기가 매우 건조해 산불 발생 위험이 크다”면서 “산림 인접지에서 화기를 다루는 행위를 삼가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100㏊ 이상의 산불은 ‘대형 산불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한 3월13일에서 4월18일 사이에 75%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군위·서산·양구=배소영·강은선·박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