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재협상 일방통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민주·정의에 절차 준수 압박
25, 26일 양일간 예정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시작도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한 총리 후보자 측의 자료 미제출을 명분으로 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해서다. 국민의힘은 “총리인사청문회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청문회 실시를 압박했지만, 민주당과 정의당이 계속 연기를 고수한다면 한 총리 후보자 청문 일정이 파행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4일 한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을 규탄하며 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한덕수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소속 민주당 간사 강병원 의원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인정보 제공 미동의, 사생활 침해 우려 등 이유로 자료를 주지 않았다. 정상적인 청문회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국민의힘 측에 청문회 일정을 연기하고 재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 상태로 청문회에 참여하는 것은 허술한 검증에 들러리를 서는 꼴이기 때문에 인사청문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인사청문 특위 소속 의원들은 이에 입장문을 발표하고 “청문회를 불과 20시간도 남겨 놓지 않은 일요일 오후 2시 청문회에 참여할 수 없으니 일정을 재협상하자고 일방통보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도,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가 대립하던 과거 국회 상황에서도 총리인사청문 기간을 어긴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민주·정의 양당의 청문위원님들은 법이 정한 절차를 준수해 달라”고 촉구했다.
인사청문회를 거치기만 하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장관 후보자와 달리 총리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첫 총리 인준은 새 정부 출범 때마다 번번이 진통을 겪어 왔다. 1기 내각 구성이 신속하게 마무리되어야 새 정부가 순조롭게 출범하고 원활한 국정과제 수행이 가능해진다. 그런 만큼 새 정부 1기 내각의 인사청문회는 여야가 정국 주도권을 위해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는 정쟁의 장으로 변질하기 일쑤였다. 전문가들은 윤석열정부 1기 내각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검증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신상털기식 검증에만 치중한 나머지 정책과 능력 검증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여소야대 정국에서의 첫 검증 무대인 만큼 후보자 검증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덕성 검증만큼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검증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인사청문회가 정치 공세의 장이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진짜 청문회에 필요한 것은 후보자의 정책적 방향과 시국에 대한 진단과 미래 비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법 개정으로 법적인 기준을 만들어 일차적 검증 결과를 여야가 공유하는 한편, 청문회장에서는 정책과 가치관을 놓고 제대로 된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1호 낙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정호영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 특혜 의혹은 커지고 있다.
정 후보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당시 정 후보자가 사전신고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 강선우 의원실 등에 따르면 정 후보자 자녀가 편입 전형에 지원한 2017·2018학년도 당시 경북대병원에서 부원장과 원장으로 있었던 정 후보자는 사전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2016년 2월 교육부가 발표한 ‘의·치대 학사 편입 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지원자와 친·인척 관계인 교직원은 사전신고를 받아 관리요원에서 배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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