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원국보다 내실 다지기 주력 시사
바이든, 韓 워킹그룹 참여도 확답 안 해
CRS “전통 양자 동맹이 주변적 존재로”
쿼드, 강력한 경제적 기반 없이 출범해
‘약한 고리’ 인도 등 응집력 의구심 불러
윤석열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쿼드(Quad : 미국·호주·인도·일본의 안보대화체) 가입의 높은 벽을 실감한 가운데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쿼드에서의 한국 배제를 비판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1일 정상회담에서 쿼드 문제가 테이블에 올랐으나 한국 측이 만족할 만한 결론은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은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쿼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관심을 환영하고, 감염병 퇴치, 기후변화 대응, 핵심기술 개발 등 한국이 지닌 보완적 강점에 주목하였다”고만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쿼드 본체제 가입이 쉽지 않자 목표를 낮춘 쿼드 워킹그룹(Working Group) 참여에 대해서도 확답을 주지 않은 셈이다.
미국 고위 당국자도 22일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동행한 백악관 기자단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한국의 쿼드 추가는 고려하지 않는다”며 “새 회원국을 생각하기보다는 (쿼드가) 이미 제시한 것들을 발전, 강화하는 게 지금의 목표”라고 했다.
그는 “쿼드가 상대적으로 새로운 기구이고 여전히 최선의 협력 방안을 찾는 새 기구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신규 회원국 가입 문제는 지켜볼 부분”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쿼드가 정상급 회의체로 격상된 것이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로 오래되지 않은 만큼 회원국 추가보다는 기존 의제를 발전시키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쿼드는 24일 일본 도쿄에서 제3차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한편 CRS는 한국이 쿼드에서 배제된 점을 비판하고 나섰다.
CRS는 16일(현지시간) 공개한 ‘쿼드 : 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협력’ 보고서에서 “(쿼드에서) 지역 내 다른 나라들이 배제되고 (미국의) 전통적 양자 동맹이 주변적 존재가 된 것(marginalization)은 비판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조약 동맹인 한국은 해양 이해관계가 있고 해군력이 증가하는 민주국가임에도 쿼드가 아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쿼드 워킹그룹과 일하고 싶어 한다”고 현 바이든 행정부의 한국 배제 문제점을 꼬집었다.
CRS는 미국 의회에 초당적인 정책 조언을 제공하는 입법보조기관으로, 의회와 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CRS는 쿼드의 현실적 한계점도 거론했다. CRS는 “중국은 쿼드 4개국 모두에 3대 교역국 중 하나이고, 4개국 모두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며 “일본, 호주, 인도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의도에 대한 (미국의) 경고가 (오히려) 미국의 역내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인식으로 결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RS는 쿼드가 역내 자유무역협정에서 중국의 지배력에 대항할 강력한 경제적 기반 없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쿼드가 또 우크라이나 사태나 다른 지정학적 변화에 대해 회원국 간 입장차가 있음에도 계속 응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위구심을 나타냈다. 쿼드이자 브릭스(BRICS : 신흥경제 5국인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일원인 남아시아 대국 인도의 경우 러시아의 오랜 전략적 파트너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일부에서는 인도를 쿼드의 가장 약한 고리라고 부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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