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무대 대비 ‘모의고사’
전통 축구강호 상대 수비 테스트
브라질 2010년대 수비 강팀 탈바꿈
파비뉴 등 빅클럽 핵심 멤버 포진
국가대표팀 공격의 중심 손흥민
세계 최정상 수비진 공략 도전장
네이마르 발목통증… 출전 불투명
한국 축구팬들에게 2일은 축제의 날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축구팀이 전통 축구 명가 브라질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치르는 덕분이다. 지난달 26일 브라질 선수단이 입국한 뒤 네이마르(PSG) 등 슈퍼스타들이 한국관광에 나서는 등 화제를 몰고 다니며 팬들의 열기도 덩달아 뜨거워졌다. 다만, 단순한 ‘친선’만을 위한 경기가 아니다. 두 팀 모두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준비를 본격화하는 의미로 진검승부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덕분에 한국은 강호를 상대로 수비를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벤투 감독이 본선 확정 직후부터 지속해서 원했던 부분이다. 한국은 월드컵 지역 예선과는 달리 본선에서는 대부분 경기에서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에 서 있기에 상대 맹공을 견딜 수비력은 필수다. 그렇기에 일단 경기를 앞두고 관전 초점은 ‘브라질의 공격을 한국 수비가 막을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 아쉽게도 에이스 네이마르가 1일 훈련에서 수비수와 충돌한 뒤 발목 통증을 호소해 출전이 불투명하지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히샬르리송(에버턴) 등 남은 공격수들만으로도 충분히 수비의 문제점을 점검할 수 있는 위협적인 선수들이다.
그런데 이 경기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매치업이 예고돼 있다.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30·토트넘)과 브라질 수비의 대결이다. 축구팬들에게 브라질은 오랫동안 펠레, 호나우두로 대표되는 강력한 공격의 팀이었지만, 이는 옛날 얘기다. 2010년대 들어 브라질이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중원과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펼치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현대축구가 수비수에게도 패스, 드리블 등 기술을 요구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선수들을 다수 갖춘 브라질이 뒷문이 강한 팀이 됐다.
현 대표팀 멤버만 봐도 측면 수비수 다니 아우베스(바르셀로나), 중앙수비수 마르키뉴스(PSG), 치아구 시우바(첼시),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 파비뉴(리버풀) 등 세계적 빅클럽들의 핵심 멤버들이 즐비하다. 이들이 뭉쳐 지난 3월 끝난 2022 카타르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에서 17경기에서 단 5실점만 허용하는 짠물 수비를 과시했다. 여기에 네이마르, 비니시우스 등을 앞세운 공격력으로 당당히 1위로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손흥민에게는 훨씬 어려운 도전이다. EPL에서는 해리 케인, 데얀 클루세브스키 등 좋은 동료들에게 견제가 분산됐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공격의 중심이 돼 집중견제를 받으며 세계 최정상 수비진을 공략해야만 한다. 그래도 EPL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기세가 최고조에 올라 있기에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다. 무엇보다 손흥민은 적은 슈팅으로도 골 생산이 가능한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격수 중 한 명이기에 브라질전에서 나올 몇 번 되지 않을 기회에서도 골을 기대할 만하다.
만약 이를 해낸다면 커다란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브라질 수비라인을 뚫을 수 있다면 본선에서 만날 그 어떤 수비진을 상대로도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유럽·남미 강호들을 극복해야만 하는 한국에 가장 필요한 자산이기에 손흥민의 브라질전 득점을 더욱 고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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