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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수장 입에서 나온 ‘협상’… 바이든 의중 반영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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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03 09:14:52 수정 : 2022-06-03 09: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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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면담한 나토 사무총장, ‘협상’ 언급
“무기 지원은 우크라 협상력 높이는 차원”
‘러 상대 완전한 승리 어렵다’ 판단하는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는 모습. SNS 캡처

“이 전쟁도 어떤 단계에서는 협상 테이블에서 끝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내놓은 언급 일부다. 마침 그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직후 취재진에게 한 말이라 미국 행정부 의중도 어느 정도 담긴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나토, 그리고 나토를 주도하는 미국이 ‘이번 전쟁을 언제까지 끌 수는 없고 이제 협상을 준비할 때’라는 인식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을 방문한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했다. 이번 회동은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의제들을 미리 조율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가장 중요한 의제는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선 나토 회원국들의 대응이다. “우크라이나가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무기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이른바 ‘정의파’ 국가들과 “핵보유국 러시아를 상대로 완전한 승리를 거두긴 어렵고 일단 휴전부터 한 다음 평화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평화파’ 국가들 간에 의견차가 있는 만큼 세심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면담을 끝낸 뒤 취재진 앞에 선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나토 회원국을 비롯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지원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그 목표를 ‘우크라이나의 승리’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는 “(무기 지원의 목표는) 협상이 시작될 때 우크라이나가 가장 좋은 결정이나 위치에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대부분의 전쟁은, 또한 이 전쟁도 어떤 단계에서는 협상 테이블에서 끝날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른바 정의파와 평화파 각각의 입장을 절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되 그 목표를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승리’처럼 높게 잡을 것이 아니라 장차 개시될 평화협상에 대비한 우크라이나의 ‘협상력 극대화’로 한정하자는 것이다. 보통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승리라고 하면 2014년부터 최근까지 러시아에 잃은 영토를 모두 돌려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사실상 러시아의 굴복을 뜻하는데 정의파가 원하는 게 바로 이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막강한 러시아 군사력을 감안할 때 그런 상황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게 평화파의 시각이다. 이번에 스톨텐베르그 총장과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에서도 이 점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지원하되 그 목표는 어디까지나 평화협상 개시 전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최대한 피해를 입히는 것에 그친다. 그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어떻게 할지는 이후 평화협상에서 논의할 안건이다.’

 

문제는 이 경우 우크라이나가 간절히 원하는 뻬앗긴 영토의 100% 수복은 요원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강력히 반발하고 서방 주요국들 사이에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말을 아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톨텐베르그 총장과의 면담 사진을 공개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함구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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