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조현수 첫 공판서 ‘국민참여재판’ 거부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왼쪽 사진)와 조현수(30). 연합뉴스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 가해자 이은해(31)와 조현수(30)가 3일 첫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국민참여재판’은 거부했다. 이들은 범죄 사실과 관련된 의견 진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와 조씨는 이날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이규훈)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나”라는 판사의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에 판사는 “국민참여재판이 뭐인지 알고 있나”라고 물었고 이씨와 조씨는 “네”라고 말했다. 판사가 재차 “그런데도 원하지 않나”라고 묻자 역시 “네”라고 답했다.

앞서 살인,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씨와 조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증거 기록 (검토를 위해)열람등사를 신청했는데, 거절돼 공소사실과 관련된 인부(인정과 부정) 여부를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 주장에 검찰은 “오늘이라도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 신청하면, 바로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변호인은 재판부에 “기록 양이 많아 복사하는데 3주가 소요된다”면서 다음 기일 지정을 넉넉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구속 기간이 정해져 있다”면서 검찰 측에 협조를 요청했고, 검찰은 “오래 걸리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6월30일로 예정된 다음 기일에 이씨 등의 공소사실에 관련된 의견과 증인신문 계획 등을 심리할 예정이다.

이날 공판 직후 피해자 유족은 취재진에게 “지난 3년간 받았던 고통을 이은해와 조현수가 저희와 똑같이 겪었으면 한다. (두 사람은 법정) 입장할 때 고개도 숙이지 않고 반성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씨와 조씨 등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씨와 그의 내연남인 조씨는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쯤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못 하는 윤씨를 아무런 구조 장비 없이 4m 높이의 바위에서 계곡물로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살인미수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했다가 공개수배됐고 4개월 만인 4월16일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현화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