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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이 우리에게 어느 날 선물 같이 찾아왔다. 정치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지난해 8월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대표가 된 30대 청년 이준석을 이렇게 평가했다. 상대 진영의 원로 인사가 찬사를 보낼 정도로 이 대표의 등장은 한국 정치사의 일대 사건이었다. 민주당은 ‘이준석 돌풍’에 자신들이 ‘꼰대’로 몰려 휩쓸려 가지 않을까 두려워하면서도 부러워했다.

정진석→안철수→배현진→장제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 달 반 사이에 이 대표가 크게 싸웠거나 싸우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다. 이 대표가 2011년 ‘박근혜 키즈’로 처음 정치판에 등장한 이후 그와 드잡이를 했던 인물들을 열거하면 끝이 없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고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도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자연스럽게 1년 새 그의 이미지도 곤두박질쳤다. 정치 감각과 언변은 강점이지만 “나만 옳다”는 독단적 리더십이라는 지적이 많다. ‘보수의 구세주’에서 ‘보수의 문제아’가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금 여권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경제난과 정책 혼선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지며 지지율도 하락할 위기에 놓였다. 어제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47.7%)가 긍정평가(46.6%)를 앞서는 데드크로스를 처음으로 기록했다. 할 일이 태산인데 집권당은 집안 싸움만 하고 있고, 여권 내홍의 한복판에 이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친윤(친윤석열)계와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으며 윤 대통령 측과도 회동 여부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내달 7일 당 윤리위 심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당내 우군을 찾기 힘든 지경이다. 말 그대로 고립무원 풍전등화 신세다. 시사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도 과반(53.4%)에 달한다. 국민들은 그가 집권여당의 대표라는 자리에 걸맞게 모든 일에 무게감 있게 행동하고, 좀 더 진중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보수 정당에서 보기 드물게 미래 정치를 열어갈 재목으로 평가받던 이 대표의 곤두박질이 안타깝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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