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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호의미술여행] 네덜란드 부르주아 취향의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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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24 22:34:51 수정 : 2023-02-24 22: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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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한’, ‘왜곡된’이라는 뜻을 어원으로 한 바로크 미술은 17세기 대표적 미술양식으로 전 유럽에 퍼져나갔다. 많은 지역에 걸쳐 있었기에 각 나라의 종교적·정치적·지역적 특성에 따라 다른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형식과 원칙을 엄격히 강조하는 전시대 르네상스 미술로부터 자유로운 변화를 모색했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그중 종교개혁 이후 신교를 대표했던 네덜란드의 바로크 미술이 주목할 만하다. 네덜란드는 부유한 상인들이 중심이 되어 유럽 최초로 부르주아 공화국을 수립했고 신앙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가 보장되어 종교적·정치적 망명객들의 피난처가 되기도 했다.

렘브란트 판레인, ‘니콜라스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1632)

당시 네덜란드 미술에 영향을 준 것은 상업으로 재산을 쌓은 부르주아였다. 이들의 근검절약 정신을 강조했던 네덜란드는 미술에서도 화려한 색채보다 어둡지만 차분한 중성적인 색채를 주로 사용했고, 생동감과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빛의 효과도 이용했다. 신교국가답게 우상 숭배에 해당하는 그림보다 종교적 관점에서 이의가 없는 초상화, 풍속화, 해양 풍경화 등으로 관심을 돌렸다.

이런 네덜란드 바로크 미술을 상징하는 위대한 화가가 렘브란트 판레인이었다. 그는 인물들을 미화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려 했다. 빛의 묘사도 강조했는데, 어둡고 진한 색을 중심 색조로 하면서 어둠을 겨우 면하게 하는 빛을 주로 사용했다. 그래서 화면 전체를 힘차고 강하게 보이도록 만들고, 연극무대의 스포트라이트 같은 극적 분위기도 연출했다.

이 작품은 렘브란트가 초상화가로서 명성을 얻게 된 집단초상화이다. 당시 부르주아들이 과학체험의 일환으로 해부학 수업을 참관하는 모습이다. 현실적·실증적 사고가 유행했던 시대에 과학에 대한 관심과 교양을 넓히려는 듯 끔찍한 광경 앞에서 사람들의 표정이 호기심 가득하고 무척 진지하다. 렘브란트는 이 장면을 사람들이 집에 걸어두고 싶어할 만큼 뚜렷하면서 위엄 있는 모습으로 나타냈다. 연극무대의 스포트라이트 같은 극적 효과를 내는 빛의 묘사도 빠트리지 않았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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