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오른 테슬라 차익실현 매도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으로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AI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 올 초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투자한 테슬라는 가격이 상승하면서 2월 들어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지난달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알파벳이었다. 1억3446만달러(약 1782억원)를 순매수했다. 알파벳은 지난 1월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상위 50개 종목에 들지 못했다. 알파고로 유명한 AI 전통강자 구글이 최근 AI 챗봇 바드(Bard) 출시를 예고하면서 지난달에 국내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과 AI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국내 투자자가 1억2260만달러(1624억원)를 사들이며 순매수 2위 종목에 꼽혔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주요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자체 검색엔진 빙(Bing)과 웹브라우저 에지(Edge)에 챗GPT를 탑재했다.
개별종목으로 보면 아마존(3351만달러), 가정용품 소매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3142만달러), 쿠팡(2134달러), 인텔(2127만달러) 등이 지난달 서학개미가 순매수한 상위종목에 들었다.
지난 1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였던 해외종목인 테슬라는 지난달 1억8354만달러(2432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월3일 108.10달러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205.71달러로 2배 넘게 급등했는데 국내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미국 증시는 밀린 숙제인 벨류에이션(가치평가) 하향 안정화 과정을 거칠 전망”이라며 “S&P500은 3700까지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챗GPT의 흥행은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빅테크들의 투자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업들에서 차별적인 성장 기회가 나올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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