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6개월간 발생한 전기자동차 화재 4건 중 1건이 배터리팩 결함 등 전기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전기차 화재 건수는 총 121건이다.
발화 요인으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37건·30.6%)를 제외하고 '전기적 요인'(29건·24.0%)이 가장 많았다. 뒤이어 부주의(22건·18.2%), 교통사고(16건·13.2%), 기계(6건·5.0%), 화학(2건·1.7%), 제품 결함(1건·0.8%) 등의 순이었다.
화재 발생 장소별로는 일반도로 47건(38.8%), 주차장 46건(38.0%), 고속도로 12건(9.9%), 공지 9건(7.4%), 기타도로 7건(5.8%) 순으로 많았다.
전기차는 화석연료를 태워 동력을 발생시키는 엔진이 없어 유해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차량 내 배터리로 인해 고압 전류가 흐르고 가열로 인한 열 폭주 현상으로 순식간에 화재로 이어지곤 한다. 화재 발생 시에는 진압이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전기차 화재는 정부의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 정책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1건에 불과했지만 2021년 24건, 지난해에는 44건으로 매년 2배 가량 늘어났다.
올 상반기(1~6월)에만 벌써 42건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와 맞먹는 숫자다. 이 불로 6명이 다치고 약 8억3477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34만7000대)를 고려한 화재 발생 비율은 0.01%로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 내연기관차 등록 대수 2369만8000대 대비 화재 발생 비율은 0.02% 수준이다.
해마다 증가하는 전기차 화재에 대처하기 위해 현재 전국 소방관서는 질식소화덮개, 이동식수조, 상방방사관창, 관통형관창, 수벽형성관창과 같은 진압 장비를 확보하고 있다.
소방청은 전기차 화재 진압 맞춤형 장비를 지속적으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30일부터 사흘간 대구 전시컨벤션센터(EXCO)에서 열리는 '2023 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서도 전기차 장비존(Zoon)을 마련해 첨단 장비를 선보인다.
국립소방연구원은 약 2년에 걸친 실증실험 연구 끝에 전기차 화재 대응기법을 개발하고 대응 가이드(자료)를 제작·배포하고 있다.
김조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변화하는 재난 환경에 맞춰 대응 방식과 장비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재난 유형별 특성을 고려해 꾸준한 훈련과 맞춤형 장비 확충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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