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7층에서 난 불로 일가족 3명 중 2명 사망, 1명 중상

지난 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또 해당 아파트 입주민 30명이 긴급 대피했다.

지난 9일 오후 4시 15분쯤 발생한 불로 일가족 3명 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10일 부산소방재난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15분쯤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한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나자 베란다로 대피했던 40대 A씨와 3세 아들, 50대 A씨 장모가 거센 불길과 독성 연기를 피하기 위해 창문틀에 매달렸다. 창틀에 매달린 이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1층 바닥으로 추락했다. A씨는 현장에서 숨지고, A씨 장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A씨 아들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불이 난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려 내다보니 맞은 편 아파트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일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창틀에 매달려 있었다”며 “이들은 1~2분 정도 버티다가 곧바로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너무 안타깝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불이 난 아파트는 주차장과 진입로가 좁은데다,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 소방차 진입이 늦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A씨 집 가재도구 등을 태워 1000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내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30여분 만에 모두 꺼졌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A씨 집 주방 옆 작은 방에서 처음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가족이 불이 난 집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연기와 불길을 피해 베란다 창문에 매달렸다가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A씨 가족의 추락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오성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