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이른바 ‘아트슈머(Art+Consumer)’를 겨냥한 마케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소비층을 공략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트슈머는 소비를 통해 문화적 만족감까지 얻고 싶어 하는 소비자층을 말한다. 이들은 문화 경험이 동반된 소비를 중요시하면서 구매력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에는 2030세대 사이에서도 예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업계는 이들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인지도가 높거나 역량 있는 아티스트를 직접 발굴하여 협업하는 등 예술을 접목한 마케팅에 적극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번 막을 내린 대규모 아트 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키아프 서울(Kiaf Seoul)’에서도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약 8만여 명의 관객이 몰린 데다 인근 매장과 유통업계 전반이 특수를 누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업계 전반이 예술을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하는 가운데 최근 주류업계에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잘 반영한 이색 협업 사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버드와이저는 유명 그래픽 아티스트 ‘베르디(VERDY)’와 만나 이색 협업 패키지를 선보였다. 베르디는 오사카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로 현재 일본 스트릿 패션계를 주름잡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뉴욕에 블랙핑크와 협업한 팝업스토어를 오픈할 만큼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출시된 버드와이저 한정판 패키지는 베르디의 대표 패션 브랜드 ‘웨이스티드 유스(Wasted Youth)’ 특유의 디자인 요소가 적용되었다. 스트릿계 디자이너답게 캔맥주 전면을 감각적인 그래피티 예술 작품처럼 보이게끔 디자인했다. 한정판 패키지 출시를 기념해 9월 2일부터 운영 중인 버드와이저 X 베르디 X 하우스 도산 팝업스토어는 베르디의 대표 캐릭터 ‘빅(VICK)’이 버드와이저 맥주 창고에 불시착했다는 컨셉으로 꾸며졌다.
특히 팝업스토어가 운영되고 있는 하우스 도산은 가장 진화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고자 하는 ‘퓨처 리테일’을 지향하고 있는 곳으로 핫플레이스로 유명하며 젠틀몬스터를 포함해 탬버린즈, 누데이크 등의 브랜드가 있다. 오픈 첫날부터 팬들의 입소문으로 도산공원까지 대기줄이 이어질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으며, 매주 팝업 현장에서 새롭게 풀리는 한정판 굿즈들은 때마다 매진되었다. 첫날에는 베르디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사인회를 진행하여 더욱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버드와이저는 아티스트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는 글로벌 캠페인 ‘버드엑스언커버드(BUDXUNCOVERED)’를 통해 다양한 영역의 문화 예술을 접목한 마케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주류종합기업 금양인터내셔날은 아트디렉터 니고(NIGO)와 협업을 통해 ‘원 바이 펜폴즈(ONE BY PENFOLDS)’ 와인 6종을 선보였다. 니고는 패션 브랜드 겐조(KENZO)의 아트디렉터이자 휴먼메이드(HUMAN MADE)의 설립자다.
악어, 곰, 수탉이 그려진 와인 라벨은 각각 호주, 미국, 프랑스 국가를 상징하는 동물로 원 바이 펜폴즈의 생산지를 의미하며 니고의 감각적인 드로잉을 통해 완성되었다. 니고가 설립한 스트리트 브랜드 휴먼 메이드의 심볼까지 제품에 표기되어 출시된다.
‘원 바이 펜폴즈’는 호주에 위치한 펜폴즈 와이너리가 호주를 넘어 미국, 프랑스, 중국 각 와인 산지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것을 기념하고 ‘하나됨, 완전체’의 개념을 알리고자 진행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각각의 다른 다양한 문화권을 ‘하나의 완전체’라는 메시지로 연결한다. 한편 ‘원바이 펜폴즈 뱅 루즈’, ‘원바이 펜폴즈 캘리포니아 레드블렌드’ 등을 포함한 총 6종의 원 바이 펜폴즈는 9월 12일부터 10월 5일까지 ‘도어 투 성수(Door to Sungsu)’에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보드카 앱솔루트(ABSOLUT)는 서울 광진구 건대 커먼그라운드에서 디자인스튜디오 스티키몬스터랩과 협업한 팝업스토어 '앱솔루트 그라운드’를 오픈했다. 특유의 재치와 신선함이 특징인 디자인스튜디오 스티키몬스터랩과 협업을 통해 특별한 앱솔루트 브랜드 경험을 젊은 세대 소비자들에게 전달한다. 앱솔루트의 '본 투 믹스(Born to Mix)-앱솔루트로 어우러지다'의 두 번째 캠페인인 '월드 오브 앱솔루트 칵테일'에 착안한 캐릭터를 스티키몬스터로 형상화하여 팝업스토어 곳곳에 배치했다.
팝업스토어 내부와 외부를 다각적으로 활용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함께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월드 오브 앱솔루트의 키 칵테일을 대표하는 '앱솔루트 코스모' '앱솔루트 더블 패션프루트 스타' '앱솔루트 보히토'의 캐릭터 별 특성을 살린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한편, 자신만의 칵테일을 만들어볼 수 있는 ‘믹스 마블’ 이벤트와 함께 9월 매주 토요일 랩퍼 키썸, 머쉬베놈 등을 초청해 ‘앱솔루트 뮤진 퍼포먼스’를 열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매주 금·토·일요일에는 전문 바텐더 4인이 제안하는 특별한 칵테일을 만나볼 수 있는 ‘게스트 바텐딩’도 마련하며 앱솔루트 그라운드는 9월 24일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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