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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관광에 여행·숙박 연계 ‘웰니스 상품’ 미래 먹거리 부상 [뉴스 인사이드-지자체, 외국인 환자 유치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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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23 22:11:38 수정 : 2023-09-23 22: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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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으로 외국인 환자 방문 늘어나
세계 의료관광시장 2025년 240조 전망
환자 1명 지출액 관광객의 1.8배 달해

대구, 올 국내 첫 플랫폼 ‘메디토’ 구축
부산 유람선 이용·광주 비엔날레 활용
인천·대전, 해외에 환자 유치센터 가동

미등록 의료기관 불법시술 차단 과제
불법체류·비자 발급 문제도 해결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의료관광 산업이 다시 활기를 되찾으면서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도 의료관광에 여행·숙박 등을 연계한 웰니스(Wellness·종합적 건강) 관광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자체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의료관광은 다른 분야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작지 않은 데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는 바가 커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22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의료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는 방문객은 2009년 6만201명에서 2019년 49만7464명으로 8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과 2021년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 수는 총 24만8110명으로 전년 대비 70.1% 늘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50% 수준으로 회복했다. 백신 접종률 증가 등으로 글로벌 의료관광 시장은 2025년 24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6년6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 지자체들은 현지 관광설명회를 열거나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유커(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앰배서더서울에서 열린 2023 서울 의료관광 국제트래블마트(SITMMT 2023)에서 해외 구매자와 국내 판매자들이 일대일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관광 공들이는 지자체

대구시는 올해 외국인 환자 유치 목표를 2만명으로 잡았다. 베트남·태국(피부 미용), 일본(한방), 러시아(중증 내과), 몽골(건강검진) 등 국가별로 맞춤형 홍보를 강화해 외국인 환자의 발길을 대구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시는 올해 국내 첫 의료관광 복합 플랫폼인 ‘메디토(MEDITO)’ 구축 등을 통한 외국인 환자 유치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메디토는 메디컬투어리즘(Medical Tourism)과 토큰(Token)의 합성어로 모바일 간편 결제와 이용자 간 송금이 가능하고 병의원 검색과 예약은 물론 호텔·항공권·골프장 등 레저·관광시설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부산시는 의료관광 해외거점 9곳과 시 무역 관광사무소 5개소 등과 적극적인 현지 공동 마케팅을 추진한다. 올해 처음으로 유람선에 확장현실(XR) 기술을 접목한 의료관광 체험 콘텐츠를 도입하고 중동을 대상으로 중증 환자 맞춤형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 필리핀은 물론 중앙아시아, 인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3만명 유치에 힘쓰겠다”고 했다.

인천시는 지난달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인천지역 전문병원과 진료과목, 의료관광 상품을 홍보하는 센터를 열었다. 중국인 중심에서 탈피해 미국, 몽골 등으로 확대하고 재외동포청과 연결해 해외 환자 유치에 나섰다. 시는 올해 의료관광객 1만3000명 유치를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전시는 지난 5월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 의료관광지원센터를 열고 피부·미용 분야 고객 유치에 나섰다. 광주시도 9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10월 버스킹월드컵, 광주메디헬스산업전 등 광주에서 열리는 국제 이벤트를 활용해 의료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웰니스’ 해외 환자 유치 해법

의료관광은 외국인 환자 치료뿐 아니라 쇼핑, 숙박, 관광 등과 연계해 높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발생시키는 분야다. 외국인 환자 1명이 국내를 찾으면 평균 지출액은 일반 관광객 평균보다 약 1.8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 행복(Happiness), 운동(Fitness)의 합성어로 건강 회복과 증진을 추구하는 관광 활동을 말한다. 건강의 회복과 증진을 추구하는 새로운 관광 트렌드다.

부산시는 외국인 환자 대상으로 ‘웰니스원데이투어’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부산을 방문하는 외국인 환자와 환자 가족을 위해 의료 서비스와 관광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4시간·8시간 투어 코스 등 6개 코스를 개발해 운영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중국 관광객 비중이 큰 만큼 톈진과 시안을 방문해 웰니스·의료 등 고부가 관광상품과 맞춤형 상품을 제시해 단체 관광객 수요를 조기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충북 제천시는 체류형 한방 의료시설인 ‘한방자연치유센터’를 새로 단장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정부는 지난해 외국인 환자와 보호자가 의료와 관광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웰니스 의료관광 융복합 클러스터’를 대구·경북, 인천, 부산, 강원, 전북, 충북에 만들기로 했다. 해당 지역 클러스터에서 의료 서비스 이용 후 온천 등 관광까지 하도록 결합하는 것이다. 장태수 단국대 교수(보건행정학)는 “웰니스 의료관광 산업은 고용집약형 특성으로 고용 창출 증대 등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비대면 진료비는 숙제”

각 지자체와 의료계는 외국인 환자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의료관광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 유치 가능 의료기관으로 등록되지 않은 곳들에 의한 불법시술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의료관광으로 입국했다가 불법체류하는 경우도 한 해에도 수십 명씩 발생한다. 지난해 6월 제주도에 의료관광을 온 몽골인 단체 관광객 중 20여명이 잠적했고, 같은 해 7월과 8월에는 각각 36명과 55명의 태국인이 잠적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비자 발급 절차를 완화하면 의료 외 목적으로 입국하거나 불법체류하는 외국인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자 발급 문제도 걸림돌이다.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등 의료관광 수요가 급증하는 나라의 시민들이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비대면 진료도 허용해야 할 부분이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금지하고 있다. 대구의료관광진흥원 관계자는 “지자체와 정부가 합심해 의료관광 관련 각종 규제를 하나씩 해소한다면 1~2년 이내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김덕용 기자, 전국종합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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