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왕별희’로 199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중국의 천카이거(陳凱歌) 감독이 ‘장진호’ 시리즈에 이어 다시 한 번 6·25 전쟁을 다룬 ‘애국주의’ 영화를 만들었다.
26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는 천 감독이 연출한 ‘지원군’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인 ‘지원군: 웅병출격’이 중국 국경절(10월1일) 연휴를 앞둔 28일 개봉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신문망은 “지원군은 피 흘리며 싸운 290만 중국 인민 지원군을 기억하고 용감히 희생한 19만7000여명의 영웅적 아들딸을 추모하는 작품으로 작업 규모와 스케일 면에서 중국 영화 역사상 드문 사례”라며 “장인정신으로 오로지 중국의 건국 전쟁을 다각도로 재현하기 위해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지원군 1부는 송골봉 전투 등 중국군 참전 초반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송골봉 전투를 1950년 11월 중국군 38군(현 82집단군) 예하 사단의 1개 중대가 미군 2사단 7000여명과 대적해 혈투 끝에 7명만 살아남으면서도 진지를 지켜낸 전투로 기록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8년 군부대를 시찰한 자리에서 송골봉 전투를 언급하며 ‘강군몽’(强軍夢)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지원군 2부는 1951년 철원전투 등 전쟁 중반부를, 3부는 정전협상 시기를 각각 다룬다. 등장인물이 200여명에 달하고 장쯔이(章子怡)가 유엔 동시통역사 역할을 맡는 등 유명 배우도 출연할 예정이다.
천 감독은 25일 베이징 중국공산당 역사전람관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이번 영화가 40여년 간의 감독 생활 중 가장 어려운 작품이었다며 “왜 이 전쟁을 해야 했고, 왜 이길 수 있었고, 이 전쟁이 우리나라(중국)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1년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6·25전쟁 소재의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를, 지난해 2월 춘제(春節·음력 설)에 속편 ‘장진호의 수문교’를 공개해 중국 내 흥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장진호 시리즈는 천 감독과 홍콩의 쉬커(徐克·서극), 단테 람 감독 등이 공동 연출했고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 영화국에 제작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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