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구 경감과 여성 경찰 등 흉기 찔려 부상
김기현 “정치, 극단적 사람들 노예 돼선 안돼”
지난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단식농성장에서 벌어진 이 대표 지지자의 흉기 난동 당시 다친 경찰관 중 한 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경호팀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오후 국회 경내에 있는 국회경비대를 찾아 해당 사건 당시 부상한 박정구 경감(51·남)과 이모 경장(29·여)을 격려했다.
당시 이 경장은 난동자가 휘두른 쪽가위에 왼손과 얼굴을 찔렸고, 박 경감은 그를 제압하려다 오른쪽 허벅지와 팔을 물렸다. 가장 크게 다친 노모 경사(31·여)는 흉기에 오른팔이 베여 봉합 수술을 받은 뒤 병가를 내고 회복 중이어서 이날은 자리하지 못했다.
당시 경찰관들의 피해 사진을 본 김 대표는 “우리 당 일이 아니라고 가만히 있을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해 찾아왔다”며 “국회를 책임져야 할 여당의 대표로서 죄송하다”고 위로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다. 초유의 일이다.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며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은 얼마든 할 수 있지만, 흉기로 경찰을 고의로 공격하는 일은 다신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치가 너무 극단으로 치닫는 사람들에 의해 포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안타깝다”며 “정치가 극단으로 치닫는 사람들의 노예나 포로가 되는 일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약속하며 부상 경찰관들의 쾌유를 기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경비대 상황실과 체력단련실 등을 찾아 근무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여당 대표가 국회경비대 청사를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경비대 측은 설명했다.
김 대표의 이날 방문 과정에서 사건 당시 다친 박정구 경감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 경호를 맡았다는 이력이 소개되기도 했다.
박 경감은 지난해 2~3월 경찰청 경호과 소속으로 윤 후보 경호3팀장으로 활동했다. 윤 대통령이 찾는 유세 현장에서 밀착 경호하고, 김건희 여사의 사전투표 현장도 직접 경호했다고 한다.
박 경감은 김 대표에게 “국회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로 추정되는 50대 여성 유튜버 A씨가 국회 2층에 위치한 이 대표 단식 농성장 앞에서 “이 대표를 왜 빨리 병원에 데려가지 않느냐”면서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피웠다.
그러던 중 경찰관들이 다가와 A씨를 제지하려 하자 A씨는 벌떡 일어나면서 자신의 가방 앞주머니에서 쪽가위를 꺼내들었다. 그는 “XX 건들지 마, 이 개XX들아” 등 욕설을 하며 경찰의 팔뚝 등을 흉기로 여러 차례 내려찍었다.
해당 여성은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혐의 등으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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