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밤중 전북 지역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역주행해 운전자 등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전북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50분쯤 완주군 용진읍 익산∼장수간 고속도로 상행선 완주 IC 인근에서 50대 남성이 몰던 그랜저 승용차가 도로를 역주행해 정상 차로로 주행 중이던 벤츠와 소나타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그랜저 운전자가 크게 다쳐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또 그랜저와 정면충돌한 두 차량 운전자인 50대 여성과 20대 남성, 동승한 20대 여성 등 3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부상자들의 진술과 두 사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달 20일 오전 0시45분쯤에도 무주군 안성면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덕유산 나들목 인근에서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갑자기 역주행해 마주 오던 승합차와 정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역주행 승용차 운전자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승합차에 타고 있던 60대 등 탑승자 3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치료 중이다.
경찰이 분석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역주행 승용차는 사고 발생 2시간 전쯤 고속도로에 정상 진입해 주행하던 중 사고 지점 인근에서 갑자기 유턴해 1차로로 3㎞ 이상을 역주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대전 방향 고속도로에서 흰색 승용차가 반대 방향으로 달리다가 마주 오던 승합차와 그대로 충돌하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피해 차량은 다른 차량과 비교적 나란히 주행 중이어서 마주오던 차량을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역주행 운전자가 진출입로를 지나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차량이 블랙박스 영상 등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런 역주행 사고는 전북에서만 매년 10여 건씩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운전자들의 교통법규 준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20~2022)간 관내 주요 도로에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는 총 29건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3명이 숨지고 5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고속도로에서는 2020년 3건, 2021년과 지난해 각각 1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일반도로에서도 2020년 5건, 2021년 12건, 지난해 7건 등 총 24건이 일어나 2명이 숨지고 4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특히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는 전국적으로도 빈발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총 7건이 발생해 운전자 등 7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8년부터 치면 5년8개월여 동안 총 43건이 발생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역주행 차량은 정상 주행하는 차량과 정면으로 부딪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 경우 상호 주행 속도가 합쳐져 높은 충격 에너지로 인해 인명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나 IC를 지나쳤다면 다음 진출입로까지 주행한 뒤 재진입해야 한다”며 “일반도로에서는 중앙선을 넘어 추월할 경우 미리 전방을 철저히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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