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어르신 건강도 챙겨
"귀촌인 재능기부로 상상 못 할 활기"
주민의 80% 이상이 귀촌 가구로 불협화음이 잦던 마을이 행복마을로 변신해 화제다.
충북 제천시는 수산면 능강리 마을이 ‘2023 충북 행복마을 사업’ 경연대회에서 최우수 마을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주민 스스로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결정하고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이다.
능강리는 청풍호를 배경으로 한 자연경관이 우수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마을이다.
우리나라 홍보 동영상 촬영 장소로 꼽힐 정도다.
이런 이유로 2000년 초반부터 귀촌이 급격히 늘어 현재 80% 이상이 귀촌 가구다.
마을엔 31가구 51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숙박업이나 요식업 등을 운영한다.
귀촌 가구가 급격히 늘면서 마을에선 불협화음이 자주 일었다.
실제 고소·고발까지 이어지면서 주민이 법정에 서기까지 했다.
이런 마을이 올해 충북도의 행복마을 사업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이다.
상금으로 5000만원도 받았다.
능강리는 올해 3월부터 도에서 500만원을 받아 행복마을 사업을 시작했다.
부족한 사업비는 자율적으로 기부와 마을기금으로 마련했다.
우선 주민들은 청풍호반 잡목제거와 꽃길 조성 등 마을 경관을 개선했다.
솟대 만들기와 종이아트, 양말 목공예 등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문화·예술활동으로 소통의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청풍호와 접한 솔밭공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올해만 잡초 제거를 여섯 차례나 했다.
솔밭공원은 수자원공사 소유로 구조물 등을 설치할 수 없어 주변 자연석으로 무대도 구성하고 쉴 수 있는 의자도 자연석으로 만들었다.
지난달엔 능강호수축제를 처음으로 열었다.
솔밭공원엔 주말이면 하루 200여명이 찾아 사진을 찍는 등 발길이 이어진다.
주민들의 재능기부 등으로 꾸며진 축제에서 웃음이 가득한 화합의 잔치가 벌어졌다.
스마트폰 강사 자격증이 있는 주민은 자발적으로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강의했다.
또 어르신들의 건강을 이웃에게 알릴 수 있는 기능까지 선보여 주민들이 어르신들의 안전과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했다.
국가나 공공단체가 특정한 공익사업을 위해 국민에게 의무적으로 지우는 노역이란 뜻의 부역도 주민 봉사활동으로 바꿨다.
메주 첫째 주 일요일엔 마을 주민 전체 회의가 열려 마을의 대소사와 가정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풀어낸다.
김재춘(62) 능강리 이장은 “귀촌 가구로 마을 전체 인구의 76%가 70대 이하로 마을 봉사활동에도 10~15명 정도가 언제나 참여하고 부녀회는 봉사활동 하는 날엔 식사 준비를 자발적으로 해주고 있다”며 “귀촌인들이 재능을 기부 등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상상도 못 할 만큼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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