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기업 포함해 산·학·연 속속 둥지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기지 ‘우뚝’
산자부 특화단지 공모 만반의 준비
인재·기업 육성 등 역량 강화 힘써
열린 채널 바이오포럼 운영 추진도
지자체 첫 화이트바이오 육성 구상
바이오산업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고 획기적인 분야 중 하나다. 생명과학, 유전학, 환경과학, 생물공학 등 다양한 서브 관련 연구와 혁신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인류의 삶이 더 나아지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데 역할이 크다. 2021년 기준 글로벌 시장 규모는 5837억달러(약 789조원)에서 연평균 7.7% 성장률을 보인다. 2027년에는 이 수치가 9113억달러(1231조원)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산업은 장래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으로 꼽힌다. 인천은 단일 도시로 따졌을 때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다. 2018∼2022년 최근 5년간 국내 의약품 수출의 40% 이상을 담당했다. 긴 안목으로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앵커기업을 비롯해 100여개 산·학·연이 경제자유구역 송도에 둥지를 틀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SK바이오사이언스도 자리를 잡는다.
현지 클러스터들의 연관성을 높여서 독보적인 가치사슬 모델을 구성하는 게 인천시의 목표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바이오 분야를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추가 지정하고 연내 특화단지 공모를 예고했다.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인천은 만반의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미 유치 의사를 공식화하고 지역사회와 힘을 모으고 있다. 지방의회는 물론이고 주민들 설득에 나서며 추진 의지를 불태워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샌디에이고 커넥트’ 자생적 생태계 추구
25일 시에 따르면 인천의 바이오 특화단지 현황과 지정·육성의 필요성 및 시급성 등을 알아보기 위한 용역을 진행키로 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제조에 적용하는 동물세포의 배양·정제 기술(다회용 바이오리액터 1만L 이상) 분야로의 신청을 살펴보고 있다. 대상지로는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와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다수 포진한 남동국가산업단지, 중구 영종도 제3유보지를 묶어 세부적인 방침을 마련하고자 한다. 사실상 인천 전역을 아우르는 밑그림이다.
인천은 그동안 크게 4개 방향에서 지역의 역량을 길러왔다. 먼저 GMP(우수제조 관리기준) 수준의 시설이 갖춰진 실습장을 구축하는 K-NIBRT(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에서는 연간 2000명의 바이오 전문가를 길러낸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의 글로벌 바이오캠퍼스 프로젝트에 공모해 메인캠퍼스를 유치했다. 중저소득 국가의 생산공정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내년 하반기 시범운영을 거쳐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의약바이오 분야 창업기업 육성을 위한 중소벤처기업부의 ‘K바이오 랩허브’ 유치에도 성공했다. 이에 더해 원부자재 국산화 및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 공급과 표준개발을 지원해 밸류체인 인프라를 강화시킨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 활성화 차원에서 대기업·중소기업·학교·연구기관이 자유롭게 머리를 맞대고 소통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연다. 이른바 미국 ‘샌디에이고 커넥트’를 지향하고 있다. 지역 내 리더들이 의기투합해 당면한 위기 상황의 돌파구를 찾으며 창업 생태계로 변모시킨 조직이다. 인천은 지속적이면서 밀접하게 열린 채널로 바이오포럼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우리나라 경쟁력을 견인할 이번 전략산업에 대해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도 공정하게 겨룰 수 있도록 정부·국회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당장 국가의 바로미터가 지방을 중심으로 재편돼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수도권 내 지자체는 모두 일괄적으로 제외, 인천 역시 지리적·정책적인 불리함의 이중고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동시에 여러 불합리한 중첩규제들로 자발적인 성장마저 가로막고 있다는 여론이 높다.
◆탄소 저감, 플라스틱 폐기물 현안 해결책은
세계는 기후변화 이슈와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 자원 고갈 등 수많은 난제에 직면했다. 해결 대안으로 화이트바이오가 급부상 중이다. 산업시장은 연평균 10.1% 외형을 확장시켜 2028년에 5609억달러(약 758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레드바이오(의약·의료) 및 그린바이오(식품·농업·자원)보다 높은 3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한 인천시는 지방정부 최초로 ‘화이트바이오 육성 전략’을 수립했다. 재생 가능한 자원을 이용하거나 미생물·효소 활용으로 기존 화학산업의 소재를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게 골자다.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을 뿐 아니라 원료인 식물이 이를 상당수 흡수시킨다. 탄소중립과 쓰레기 문제 해결 그리고 일자리 창출 방안을 한데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우선적으로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제품 공급 촉진에 심혈을 기울인다. 플라스틱은 우리 일상에 편리함을 가져다 준 대신 심각한 환경오염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업무를 주도하는 기관과의 거버넌스로 소규모 처리시설을 구축해 생산 실증화의 성과를 도출하고자 한다. 다만 공급기업 또한 현저히 부족한 상황인 만큼 먼저 공공기관이 나서 제품 구매로 수요를 창출시킨다. 그렇게 시민 인지도 확산과 친환경 소비·문화 정착을 이끌어 바이오 기반 공급기업의 제품 개발 및 생산이 점차 확대되는 효과를 노린다.
관내 교육당국을 비롯해 기업·협회·대학이 힘을 보탠다. 시 관계자는 “국내 화이트바이오 생태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전반의 발전이 더욱 가속될 수 있는 정책과 재정 지원, 실용화를 서두르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은 바이오혁신 기반, 바이오산업 생태계, 산학연 협조체계 등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세계로 한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정복 인천시장 “송도 클러스터 조성 전력… 새싹기업 성장 발판 기대”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은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생산 인프라, 관련 기업 집적화와 탄탄한 입지 경쟁력을 보유했습니다.”
유정복(사진) 인천시장은 25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송도 클러스터 조성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의 바이오산업 생산액은 3조9724억원으로 지역내총생산(GRDP) 89조9840억원 대비 약 4.4%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액 6086억원 전국 2위, 종사자 수 5931명으로 전국 4위에 각각 기록됐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로 마련된 송도국제도시에 116만L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단일 도시 기준으로 세계 1위다.
유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5·6·7·8공장이 본격 가동될 경우 총 170만L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서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20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최고로 우뚝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인천 특화형 바이오 허브 생태계 조성은 글로벌 무대를 주체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약개발 등 창업 특화지원 인프라 구축을 위한 ‘K바이오 랩허브’가 2026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사업비 2726억원을 투입해 연세대 국제캠퍼스 4만㎡ 면적에 들어선다.
자타공인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꼽히는 미국의 보스턴 클러스터를 모델로 한다고 유 시장은 소개했다. 그는 “시설·장비·보육공간은 물론이고 관련 기관과의 네트워킹을 통한 전주기 도움으로 스타트업 초기 창업 부담은 덜고 빠르게 성장이 가능해진다”며 “우리나라 새싹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 중 대상지를 선정할 것으로 보이는 바이오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에 기대감도 내비쳤다. 송도를 중심으로 남동·영종 지역이 어우러지는 청사진으로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여기에 특화펀드를 1152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해 투자 유치 및 벤처·창업기업 금융 지원도 한층 강화시킨다. 유 시장은 “인천은 바이오시밀러 등 신산업 중심의 세계일뷰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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