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알고도 모른 척했나” 센터 측 “폭행 혐의 A씨 즉각 해고”
언어치료센터에서 장애아이를 폭행한 30대 강사에 대해 경찰이 소환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6일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아동학대 혐의로 강사 30대 A씨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8~10월 시흥시의 한 언어치료센터에서 B(7)군이 언어치료 수업을 받던 중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B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판정을 받은 아동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2년간 B군은 해당 센터에서 별문제없이 교육받아왔으나 강사가 A씨로부터 바뀌고나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고 B군의 부모는 전했다.
B군의 부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를 통해 “그간 센터에 가는 것을 거부한 적 없던 아이가 3회차 수업이 지날 때부터 가기 싫다는 반응을 계속 보였다”며 “수업을 마치고 나온 아이의 뺨이 붉게 물들어 있거나 귀 뒤에 긁힌 상처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모가 아이 얼굴에 손자국이 찍혀있는 것을 발견하고 항의하자 A씨는 “수업 중 시계에 긁혀서 자국이 난 것 같다”며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사건 이튿날 CCTV를 보여달라고 하자 그제서야 A씨는 “폭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부모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부모는 “CCTV를 보니 반쯤 누워 게임을 하다 아이가 소리를 내려 하면 때리려 하고, 발로 얼굴을 차고 목을 조르고 장난감으로 입을 때리는 행위들이 수도 없이 반복됐다”며 “말도 못 하는 아이가 수업에 들어가기 싫다고 두 손으로 제 팔을 껴안고 저항했을 때 진작 알아봐 주지 못한 게 너무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센터에 CCTV를 보여달라고 하니 원장 등이 직접적으로 때리는 모습이 없는 부분을 보여주며 ‘우리도 열 번을 돌려봤는데 폭행은 보지 못했다’고 둘러댔다”며 “그러나 나중에 경찰을 통해 CCTV를 확인하니 폭행이 수도 없이, 너무 명확하게 찍혀 있었다. 알고도 모른 척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센터 측 관계자는 “그간 CCTV 열람 기능을 켜 본 적이 없었는데 어머니의 항의를 듣고 지목한 날짜의 시간대를 부랴부랴 찾아 다른 선생님들과 6명이서 함께 확인했다”며 “그런데 그 부분에는 폭행과 관련한 장면이 없어 어머니께도 그렇게 설명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센터 측은 “CCTV도 원래 사설 교육기관에는 설치 의무가 없는데 학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설치했다”며 “교사들을 대상으로 안전 예방교육도 정기적으로 하는 등 안전한 환경을 만들려고 계속 노력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센터 측은 A씨가 폭행을 저지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경찰을 통해 혐의가 드러나자 즉각 A씨를 해고했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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