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14일 삼성전자 화성 부품연구동(DSR)에서 ‘2023 하반기 나눔의 날’ 행사를 열고, 임직원 11만명이 봉사·기부·헌혈에 동참한 2주간의 ‘나눔위크’를 결산했다. 지난 5월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처음 열린 ‘나눔의 날’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1일부터 2주간 전 관계사에서 참여해 일상 속 나눔을 확산하자는 뜻을 모았다.
삼성전자 등 관계사 23곳의 임직원 10만7000여명은 나눔위크 기간 동안 각 사업장 인근 지역사회를 위한 대면봉사, 나눔키오스크를 이용한 일상 속 기부, 헌혈 캠페인에 참여했다.
먼저 삼성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꾸린 수백개 봉사팀은 대면봉사와 사업장 인근 환경 개선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임직원들은 수백명 단위로 참여한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수거)을 비롯,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소프트웨어(SW) 코딩을 교육하거나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봉사하는 등 다양한 지역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임직원들은 지역 내 시각장애인협회를 방문해 시각장애인들의 건강걷기 도우미 활동에 참여했고, 광주사업장 임직원들은 광주고려인마을을 찾아 모자이크 벽화를 그리는 환경 개선 활동을 벌였다.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은 조선소가 있는 거제도에서 사내 잠수동호회 주도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임직원들은 잠수복을 입고 바다 속에서 알루미늄캔, 플라스틱 폐기물 등 환경을 오염시키는 쓰레기를 그물로 건져올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임직원들은 빈폴 등 주요 의류 브랜드용 샘플을 제작하고 남은 섬유 원단을 활용해 반려견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 반려견이나 도우미견을 키우는 장애인들에게 기증했다.
삼성 관계사 대표이사(CEO)들도 봉사활동을 함께 했다.
삼성전자의 한종희 부회장은 6일 경기 성남시 사회복지기관 ‘안나의 집’에서 노숙인 대상 배식과 식당 청소를 했고, 경계현 사장은 9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장애인표준사업장 ‘희망별숲’에서 임직원∙장애인들과 함께 쿠키를 구웠다. 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사장은 7일 충남 아산시 소재 복지관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안내와 부축, 안과진료 등을 도왔다.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과 임직원들도 2일 서울 은평구 둘레길에서 이팝나무, 산딸나무, 산철쭉을 포함한 조경수 4000여그루를 심는 식목 봉사에 참여했다.
사원증 태깅 한 번에 1000원을 기부할 수 있는 플랫폼인 나눔키오스크를 통한 ‘일상의 기부’도 진행됐다.
평소 임직원들은 각 사업장의 나눔키오스크 화면에 각각 소개된 아동들의 사연을 보고 ‘태깅 기부’를 해왔다. 나눔위크 기간엔 도움이 필요한 아동의 사연을 전 관계사 나눔키오스크에 동일하게 노출하고 임직원들의 집중 기부가 진행됐다. 이 기간에는 사내 메신저 챗봇을 통한 ‘온라인 나눔키오스크’도 개설됐다.
삼성 관계사 임직원들이 2주간 나눔키오스크로 기부한 총액은 약 2억원이다. 평시 2주 평균 모금액(8600만원)의 2배가 넘는다. 나눔키오스크 기부 대상은 희귀질환이나 장애 때문에 지원이 필요한 아동들로, 비영리기관(NGO)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와 함께 선정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동절기 혈액 부족난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헌혈 캠페인에도 나섰다.
삼성은 1996년부터 매년 동절기 헌혈 캠페인을 진행해왔는데, 이번 나눔위크 기간엔 전국 44개 사업장에서 헌혈버스 69대를 운영했고, 2주간 4000여명이 헌혈했다. 지난해 기준 2주 평균 헌혈 참여 임직원 수의 8배에 달하는 숫자다.
이번 나눔의 날 행사에는 삼성 임직원들과 나눔키오스크 기부금을 전달받은 아동의 가족,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 여성가족부 김현숙 장관, 대한적십자사 조남선 혈액관리본부장,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사무총장, 굿네이버스 박정순 아동권리옹호 본부장, 삼성전자 CR담당 박승희 사장 등 약 130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나눔위크 기간 동안 봉사와 기부, 헌혈에 참여한 삼성 임직원들의 노력을 돌아보는 영상이 상영됐고, 나눔키오스크 기부금 전달식과 삼성 임원들의 기부금으로 제작한 헌혈버스 전달식, 우수 헌혈 참여자에 대한 유공장 수여 등이 진행됐다.
나눔키오스크 기부를 받은 김지영(가명·17세)양의 보호자는 “임직원들의 도움은 지영이의 재활치료와 지영이 동생의 자립 준비에 큰 힘이 된다”며 “각각 4살, 2살 때 우리 양육시설에 맡겨진 지영이 자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양은 하체가 자라지 않는 희귀 유전질환인 연골무형성증을 앓고 있다.
전재원(가명·6세)군 아버지는 “아이의 병 때문에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고비가 많았지만 삼성 임직원들의 후원이 저희가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전군은 한 살 무렵 식사 중 기도가 막혀 뇌병변 장애를 안게 됐다.
삼성은 이날 헌혈버스 4대를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했다.
삼성 임원들은 2022년 1월 특별격려금에서 일정액을 기부해 100억여원을 모금, 매년 4대씩 헌혈버스를 기증하고 있다. 삼성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헌혈버스 8대를 제작해 전달했으며, 총 40대를 기증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날 행사에서 헌혈에 꾸준히 동참해 온 삼성 임직원을 대표해 삼성전자 DS부문 조상연 프로에게 명예장(누적 헌혈 100회 이상자에게 수여)을 주는 등 총 4명에게 헌혈유공패를 수여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일상 속 나눔’에 참여한 삼성 임직원들에게 감사와 격려, 그리고 이 같은 노력이 우리 사회로 확산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현숙 장관은 “나눔과 봉사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지원한 삼성 임직원들께 감사드린다”며 “정부도 다양한 가족 유형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인숙 의원은 “반도체 등 대한민국의 전략산업을 주도하는 삼성이 나눔문화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 인상깊다”며 “‘나눔위크’를 계기로 삼성이 소외된 이웃들에게 큰 희망을 주는 기업으로 성장해 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태영 사무총장은 “세이브더칠드런은 삼성과 협력해 모든 아동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건강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계속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정순 본부장은 “일상 속 기부로 나눔 문화 실천에 앞장선 삼성 임직원들께 감사드린다”며 “우리 단체 역시 지역사회 내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적절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나눔위크에 이어 15일부터 연말까지 5주간 내년에 기부할 CSR 프로그램을 미리 약정하는 ‘기부페어’를 시작한다. 임직원들은 기부페어 기간에 사내 인트라넷에서 내년에 기부하고 싶은 CSR 프로그램을 정하고 원하는 기부액을 설정할 수 있다. 임직원이 정한 기부액은 매월 급여에서 자동 기부되며 회사는 임직원이 약정한 금액에 1대 1로 매칭해 기부금을 출연한다. 임직원들은 기부페어 기간에 원하는 CSR 프로그램에 대해 재능 기부를 신청할 수 있다. 재능 기부는 임직원이 CSR 프로그램에 참여해 수혜자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진로 상담 등 멘토링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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