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치료 후 헬기로 서울 이송
檢, 부산 특별수사팀 꾸려 수사
67세 피의자 “죽이려 했다” 진술
尹 “폭력 행위 용납해서는 안 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중 괴한으로부터 흉기로 습격을 당했다.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이날 사건을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차량으로 이동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던 중 사인을 요청하며 접근한 피의자 김모(67)씨로부터 흉기로 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이 대표는 피습으로 목 부위 1㎝ 정도 열상을 입은 데 이어 경정맥(목정맥)에 손상을 입었다. 사건 이후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졌던 이 대표는 응급치료를 마친 뒤 헬기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씨가 경찰 조사에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충남에 거주하는 김씨가 사용한 흉기는 18㎝ 길이로, 지난해 인터넷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의 당적 여부와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긴급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이 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강력하게 규탄한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고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같이 밝히며 “민주당은 수사 당국에 강력하게 요구한다. 한 점 의혹 없이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우리 사회가 어떤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 대표 안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신속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국민의힘 당원과 저는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검경도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주요 정치권 인사에 대한 신변 보호 강화를 약속했다. 이날 부산지검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특별수사팀은 공공 수사 전담 부서 및 강력사건 수사 전담 부서 4개 검사실로 꾸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 초기 단계부터 경찰과 긴밀하게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입장문을 내고 “부산경찰청에 즉시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사건의 경위와 범행 동기, 배후 유무 등을 수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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