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경남 양산시의원이 여성 직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이번엔 여성 조형물의 신체 부위에 손을 대고 찍은 사진을 공유하는 등 성적 불쾌감을 유발했다는 추가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JTBC 등에 따르면 A 시의원은 지난해 7월10일 의정 활동 중 경주의 한 박물관에서 일본 만화영화 ‘원피스’의 여성 캐릭터인 나미의 가슴 부위에 손을 대고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시의회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 이와 관련해 박지훈 변호사는 “법적으로 성희롱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성적인 행동을 했던 것을 다른 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남 양산경찰서는 양산시의회 A시의원이 2022년 7월부터 1년 넘게 시의회 여성 직원 B씨를 성추행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A 의원과 B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뽀뽀처럼 과도한 스킨십은 자제해달라”는 B씨 메시지에 A 의원은 “도와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의미로 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이후에도 B씨가 “엉덩이 때린 건은 지나친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A 의원은 “심하게 장난친 거 진심으로 사과할게~”라는 답변을 보냈다.
B씨는 A 의원 행동에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B씨는 A 의원과 고깃집과 노래방을 방문한 자리에서 A 의원이 자신을 끌어안으며 “너를 사랑한다”, “나를 책임져라” 등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유부남이 이래도 되냐”는 항의에 “짝사랑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또 A 의원은 의정 활동 중 사용해야 할 업무추진비 내용을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A 의원은 지난해 7월7일 양산의 한 고깃집에서 업무추진비 카드로 10만5000원을 결제했고, 양산시의회 누리집에 공개된 업무추진비 내역에는 4명이 현장 의정활동을 했다고 기록됐다. 그러나 B씨는 당시 다른 이들은 없었으며 약속 이틀 전 A 의원이 “할 얘기도 있고 해서 오랜만에 둘이 한잔하려는 거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후 B씨는 오랫동안 일했던 근무지를 떠나야 했으며, 다른 지역으로 전출되고 난 후에야 ‘상습 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수 있었다.
해당 의혹에 A 의원은 “거부하지 않아 괜찮은 줄 알았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세 상황을 정리 중”이라며 “경찰 조사를 받고 입장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는 지난 17일 양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시의원 사퇴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A 시의원이 지난 16일 탈당했다며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수사기관에 촉구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