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장쑤성 등 5∼5.5% 설정
지준율 0.5%P 인하 1조위안 공급
중국 지방정부들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잇달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5∼6%를 제시했다. 경제 회복을 전망하며 다소 높은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이 바라보는 중국의 성장세 전망은 비관적이다.
24일 현재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중 22개 이상의 지방정부가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했다. 지방정부는 매년 1∼2월 열리는 지방 양회에서 경제성장률 목표를 내놓는데, 티베트와 하이난이 각각 8%로 가장 높은 목표치를 제시했다. 하이난의 경우 해외여행 제한에 따른 면세점 특수 등을 기반으로 지난해 9.2%의 성장률을 달성한 바 있다.
이어 충칭, 쓰촨, 간쑤, 닝샤, 안후이, 지린 등 6개 지방은 예상 목표를 6% 안팎으로 설정했다. 중국 최대 경제 지역으로 꼽히는 광둥, 장쑤, 산둥, 저장은 목표치를 5∼5.5%로 잡았고 베이징과 상하이는 5% 안팎으로 목표치를 설정했다. 중국증권보는 “많은 지방이 경제성장률 목표를 5∼6%로 설정한 가운데 ‘5’가 핵심 숫자가 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3월 양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5%대 성장률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5.2%로 목표(5% 안팎)를 달성했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올해도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날 중국 금융당국은 내달 5일부터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판궁성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예금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려 시장에 장기 유동성 약 1조위안(약 188조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위축 속에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자 유동성 공급을 위해 지준율 인하 폭을 종전보다 한층 키운 것이다.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평가는 냉담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3% 성장에 그쳤던 2022년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지난해 성적표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4.4∼4.7%대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 산하 제일재경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해외 경제 전문가들이 예측한 경제성장률 평균치는 4.8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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