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나왔는데 지각” 출근길 분통
미끄러지는 차 막던 30대 사망
국내선 항공기 67편 발 묶이기도
강원 영동 등 23일까지 더 내려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는데, 10분 지각했어요.”(직장인 A씨)
밤사이 서울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0㎝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면서 22일 아침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폭설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몰렸는데, 서울 지하철 1∼5호선과 7호선이 평소보다 20분가량 지연되며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22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1∼5호선과 7호선이 잇달아 지연됐다. 5호선은 차량기지 지상구간의 전차선에 눈이 쌓여 전력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며 첫차 출고 시간인 오전 5시30분부터 전 구간에서 평소보다 25분씩 늦어졌다. 2호선은 일부 지상구간에서 선로에 쌓인 눈이 신호장애를 일으키며 20∼25분 지연됐고, 7호선은 상·하행선이 각각 10분, 25분씩 늦어졌다. 3호선 독립문역에서는 출입문 고장이 발생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기 하남 미사역에서 5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김모(26)씨는 “역마다 1분씩 더 정차한 것 같다”며 “평소보다 일찍 출발했는데도 20분 지각했다”고 말했다. 5호선 광나루역에서 지하철을 탄 김지윤(26)씨는 “열차에 사람이 많아서 스크린도어가 제때 닫히지 못했다”며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도 지각을 겨우 면했다”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사는 신지수(26)씨는 “출근하며 지나는 언덕길이 미끄러워서 거의 기어서 내려왔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한 주택가에서는 미끄러운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발생한 사고로 3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남성은 주차한 자신의 차량이 내리막길을 따라 미끄러지자, 다른 차량과 충돌하는 것을 막으려다 변을 당했다. 사고 10여분 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구조했으나 끝내 숨졌다. 서울 성북구 북안터널 입구에서도 택시가 미끄러지며 뒤따르면 SUV 차량과 충돌해 택시기사와 승객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항공기와 여객선 결항 피해도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국내선 항공기 67편과 여객선 60척이 결항됐다. 이날 오전 8시 출발 예정이던 일본 나고야행 비행기를 탄 A씨는 “눈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 1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눈은 이날 오전 대부분 그쳤지만, 강원 영동과 경북 북부 동해안, 경북 북동 산지에는 23일까지 눈이 내릴 것으로 기상청이 예보했다. 기상청은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고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차량 운행 시 반드시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들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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